아웅산 수치, 21년 만에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 “우리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줬다”

입력 2012-06-17 19:55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1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사에서 21년 만에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수치 여사는 “1991년 노벨평화상은 내 존재감을 되찾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가택연금 시절 내가 더 이상 이 세상의 한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면서 “그러나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됨으로써 내 존재감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이어 “(수상으로) 우리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은 우리의 정치적 자유를 향한 투쟁에 영원한 빛을 던지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세상(미얀마)에서 절대적인 평화라는 것은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면서 “북부 지역에서는 적대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된 이번 순방을 시작하기 며칠 전만 해도 방화와 살인으로 귀결된 집단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 정부를 향해 정치범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그는 “버마(미얀마)에는 아직도 그런 죄인들이 있다”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은 그냥 잊혀질 것이란 점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나의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과 나는 미얀마의 민족 화합 과정에서 어떤 역할도 기꺼이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수치 여사는 앞서 스위스 방문을 마치고 전날 오슬로에 도착, 시민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1991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는 그의 두 아들이 대신 수상했고 남편인 마이클 아리스가 이 장면을 지켜봤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