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리아 미사일 지원 용의”… 미국과 대립각
입력 2012-06-17 19:18
시리아 내전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국들 간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시리아 정부에 공격용 헬리콥터를 지원하는 러시아에 대해 외교적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러시아는 시리아의 방위를 위해 미사일을 지원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러시아의 이 같은 대응은 18∼19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국영 무기수출업체 대표인 아나톨리 이사이킨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우리 회사는 미국이나 다른 서방국이 그 국가(시리아)에 개입할 경우 항공기를 격추하고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는 신형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운송하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에 반대해온 러시아는 연이은 군사위협 발언으로 서방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흑해함대를 시리아에 파견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익명의 러시아군 총참모부 고위관계자는 이타르타스 통신에 “지중해는 흑해함대의 관할지역”이라며 “러시아가 시리아로부터 임대해 운영하고 있는 타르투스 해군기지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할 경우 군함들을 파견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일요판인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공격용 헬리콥터와 미사일을 싣고 북해를 거쳐 시리아로 향할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화물선을 막기 위해 미국이 영국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엔 시리아 휴전 감시단은 시리아 폭력사태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감시단의 로버트 무드 단장은 성명을 내고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모두가 종전 합의를 무시하고 폭력사태로 치달아 감시단원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