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도입 3차사업 본격 개막… 10월쯤 최종 선정
입력 2012-06-17 18:57
8조3000억원을 들여 60대를 도입하는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이 18일 본격 개막된다. 방위사업청은 후보 기종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곧바로 검토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제안서가 제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종은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F-35, 미 보잉사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러파이터다.
유력 기종으로 꼽히는 F-35는 스텔스 기능을 지닌 5세대 전투기로 통합항공전자장비를 갖췄으며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동시 무장이 가능하고 근접 항공지원과 전술폭격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 F-22(랩터)를 제외하고는 가장 뛰어난 스텔스 기능을 갖춰 생존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개발비용과 기간이 길어 아직까지 전력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미 공군이 12대를 배치했지만 성능이 확실히 입증되지는 않았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격도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F-15SE는 우리 공군의 주력기 F-15K 기체에 스텔스 기능을 추가하고 전자 장비도 대폭 개선했다. 스텔스 기능은 F-35보다 약하다고 평가되지만, F-15K와의 호환성이 뛰어나 조종사 훈련과 정비 등이 수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완전히 개발된 단계는 아니다.
반면 유러파이터는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300여대가 전력화됐다. 리비아전에 참가해 실전 능력도 확인됐다. 기동성과 무장력이 뛰어나지만 스텔스 기능이 약한 게 흠이다. 이 때문에 EADS는 공동 생산과 기술 이전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약점을 보완할 예정이다. EADS 측은 17일 “한국에 공동생산국 지위를 부여하는 파격 제안을 담아 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한국이 유러파이터를 선택한다면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공동 개발국에 이어 5번째 유러파이터 생산국이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보라매) 사업에 필요한 핵심 기술도 이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사청은 후보 기종들에 대해 수명주기비용, 임무수행능력, 군 운용 적합성, 경제적·기술적 이익 등 4개 대(大)항목과 521개 세부항목으로 나눠 평가할 예정이다. 6월 말까지 제안서를 점검한 뒤 7∼9월 현지 시험평가를 거쳐 10월쯤 기종을 선정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선정을 차기 정권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F-35와 F-15SE가 ‘미완의 전투기’인 데다 유러파이터도 우리 군이 요구하는 성능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전문가들도 후보 기종 모두 제한점이 있는 만큼 선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