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운명의 재총선] 그리스선거 끝났지만 글로벌경제 험난

입력 2012-06-17 21:58


그리스 2차 총선이 마무리됐지만 세계경제는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몇몇 국가의 부채위기 또한 잠시 시간만 벌었을 뿐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결국 이번 주 열리는 미국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차 양적완화 결정 여부나 주요국의 정상회의 등을 통한 국제 공조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그리스를 둘러싼 문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그리스는 정치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유로존 탈퇴 여부에 대해 향후 1∼2년간은 묻어둘 것으로 보이지만 긴축안 이행을 놓고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로이카로 불리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과의 구제금융 재협상도 녹록지 않다. 케말 더비슈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승자가 누가 되든 그리스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가 급등하는 등 일부 유로존 국가의 신용경색 위기도 문제다. 최근에는 재정이 건전한 나라들도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잇따른 비관론에 세계 2위이자 유럽 최대 유통업체 까르푸가 그리스를 떠나기로 했다. 지난해 까르푸 그리스 법인은 4000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1분기 매출은 16% 감소했다. 또한 프랑스의 3위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이 자회사인 엠포리키 은행을 철수시킬 움직임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등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은 그리스 총선을 전후로 비상업무 체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는 영국 한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개발도상국들 역시 시장 혼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미국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최대 쟁점은 19∼20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 조치 등이 나올 것인지다. 지난 4월 FOMC는 필요하다면 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 초저금리 기조를 시사했었다. 또한 3차 양적완화(QE3)를 비롯한 미국 경기부양정책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다 18∼19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IMF의 위기관리 재원 추가 확충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앞두고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4300억원 규모의 재원 확충을 위한 추가 출연에 미국과 캐나다가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감을 표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