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영필 ‘감격 첫승’…친정 한화 상대 728일만에

입력 2012-06-16 00:31

자유계약선수(FA) 미아로 한국을 떠났다가 올 시즌 SK에 둥지를 튼 최영필이 한국 복귀 후 첫 승리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친정팀 한화였다.

최영필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8회초 선발 윤희상을 구원해 등판, 1.1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타선이 8회말 2점을 얻은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 2010년 6월 18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전 이후 728일만의 승리다. 통산 37승째. 비록 많은 이닝을 던진 뒤 거둔 승리는 아니었지만 최영필에게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야구계에서 최영필은 ‘FA 미아’로 유명하다. 그는 2010시즌 종료 후 친정인 한화에 FA를 신청했지만 계약에 실패했다. 그리고 보상선수 문제 때문에 다른 구단도 그를 외면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그는 야구를 그만두지 않았다. 지난해 일본 독립리그에 진출하는 등 현역생활을 계속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올초 여론을 의식한 한화가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적의 길이 열렸고 SK와 계약금 없이 연봉 7000만원에 계약했다.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한 최영필은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기회를 잡았다. 한화 시절이던 2010년 8월29일 이후 639일만에 1군 엔트리 진입이었다. 하루 뒤인 30일 목동 넥센전에서 첫 등판 기회를 잡은 그는 이날까지 9경기 14.2이닝 동안 10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0.61을 기록하며 SK불펜의 핵심 멤버로 자리잡았다. 특히 5월말 선발진의 붕괴로 불펜이 과부하된 상태였던 SK는 최영필 덕분에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하지만 최영필은 이날 친정팀 한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탓에 기쁨을 맘껏 드러내지는 못했다. 그는 “내가 승리투수인 것은 기록상일 뿐이다”며 “호투를 한 윤희상이 승리를 챙기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내 임무가 선발과 마무리 사이의 가교 역할이므로 앞으로도 이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선두를 질주 중인 SK는 이날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4대 2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한화전 7전 전승을 기록했다. 잠실구장에서는 두산이 삼성을 4대 1로 물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5위로 한 계단 올라선 두산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롯데의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2대 2로 비겼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