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내주초 북상… 가뭄 해갈될 듯
입력 2012-06-15 19:18
지난달부터 계속된 극심한 가뭄이 이르면 다음주부터 점차 해갈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18∼19일쯤 장마전선이 북상해 이달 하순엔 평년수준의 강수량을 회복할 것이라고 15일 예보했다.
이번 가뭄은 시베리아 지역의 눈이 지난 4월 하순부터 빠르게 녹으면서 촉발됐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눈이 녹으면서 대기권 밖으로 반사되던 태양열 에너지가 대지에 흡수돼 지면과 대기 모두 고온·건조해졌다. 이 뜨거워진 대륙기단에서 분리된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봄비를 뿌리는 저기압 세력을 약화시켰다. 결국 지난달 우리나라를 지나는 비구름은 머무는 기간이 짧고 세력도 약해 강수량이 극히 적었다.
5월 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전국에 내린 비의 양은 평년(1981∼2010년) 대비 36.2%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는 각각 7.1%와 9.5%였다. 강영준 기상청 수문기후팀장은 “올해 유난히 강하게 발달한 이동성고기압이 저기압의 북상을 막아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신진호 기상연구관은 “단기적 현상을 지구온난화와 직결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지구가 늘어난 열에너지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전에 겪지 못한 이상기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학계는 기상이변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주문했다. 오재호 부경대학교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는 일종의 만성질환이고, 올 가뭄은 감기몸살 같은 것”이라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상이변이 자연발생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번 가뭄도 지구온난화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1년 단위로 시행되는 물관리 정책을 장기적 안목으로 개선하고 치수 능력을 배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15일 일시적으로 제주도 부근 해상까지 올라왔던 장마전선이 18∼19일쯤 다시 북상해 장마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예보했다. 지난 30년 평균 장마 시작일은 제주도 6월 19∼20일, 남부지방 23일, 중부지방 24∼25일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음주 초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해 제주도부터 장마가 시작될 것”이라며 “단 일본 남해로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제4호 태풍 ‘구촐’이 고기압의 확장을 막을 경우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은 평년(187∼397㎜)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