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철통보안” 헬기 배달… 갤럭시S3 개발의 기억
입력 2012-06-15 19:17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 아들은 갤럭시S3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올 때마다 그것을 보고는 물었다. ‘아빠 갤럭시S3도 만들어요?’라고. 그러면 나는 ‘아는 게 없다’는 말밖엔 할 수 없었다(이병준 삼성전자 기술개발담당 수석).”
삼성전자 글로벌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는 15일 ‘집에는 일꺼리를 가져가지 마라. 절대’라는 제목으로 갤럭시S3 보안 유지에 애쓴 개발자들의 고군분투기가 올라왔다.
해외 IT 전문 매체 씨넷은 이 글을 통해 삼성의 보안 유지 방법을 ‘꽉 다문 입술’과 ‘고립’, ‘조합한 단어’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개발자들은 작업을 하는 동안 ‘이중생활’을 했다. 집에선 갤럭시S3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는 것이다. 진영두 소프트웨어 개발담당 책임은 “갤럭시S3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회사에서 잘린다고 통사정했다”고 털어놨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보안 방법은 ‘고립’이었다. 갤럭시S3 개발자들조차 자기가 맡은 부분만 알 수 있었고 견본은 연구실 앞 복도를 이동하더라도 보안박스로 봉했다. 작업이 진행 중인 연구실은 보안카드 등으로 접근을 제한했다. 협력사에 제품을 전할 땐 개발자가 직접 배달했다.
윤우선 하드웨어 개발담당 수석은 “시간이 없을 땐 헬리콥터를 이용했다”며 배달의 기억을 떠올렸다. 디자인 유출을 막기 위해 서로 다른 디자인을 3개나 만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협력 부서나 하청업체에 지시할 때는 사진이나 도면 대신 말이나 글로 설명했다.
이 수석은 “부품구매 부서는 우리의 설명만 듣고 구매 가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개발자들의 노력 덕에 갤럭시S3는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러왔다.
삼성전자는 “갖가지 소문이 무성할 때 마케팅 담당자들은 행복했지만 개발자들은 보안 유지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