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상자 6200여명’ 옴진리교 테러사건 최후 수배자 17년만에 체포
입력 2012-06-15 19:10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맹독성 사린가스를 살포해 일본 전역을 경악케 했던 ‘옴진리교 테러사건’의 마지막 수배자가 마침내 체포됐다. 사건 발생 17년3개월 만이다.
일본 경찰은 15일 도쿄 오타(大田)구 니시카마타(西蒲田)의 만화카페에서 수배 중이던 다카하시 가쓰야(高橋克也·54)를 체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다카하시와 비슷한 남성이 있다”는 만화카페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계산을 끝내고 카페를 나서려던 다카하시에게 경찰이 “다카하시냐”고 묻자 그는 순순히 “예”라고 대답했다. 경찰은 이후 지문대조 작업을 거쳐 다카하시를 최종 확인했다. 다카하시는 경찰 조사에서 “옴진리교 간부 지시에 따랐을 뿐 당시 전체적인 상황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하시 체포에는 특별수배자 가운데 한 사람인 기쿠치 나오코(菊地直子·40)를 지난 3일 체포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기쿠치가 최근까지 도쿄 부근 가와사키(川崎)시 건설회사에서 다카하시와 함께 근무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기쿠치는 사린가스 테러 이후 도주할 당시 다카하시와 같은 조였다.
경찰은 다카하시를 체포하기 위해 다카하시가 가와사키시 신용금고 창구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CCTV에 찍힌 사진, 건설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낸 이력서 사진 등 다양한 모습들을 공개했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이 다카하시의 최근 모습을 식별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경찰에 접수된 제보만 1729건에 이른다.
옴진리교는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본명 마쓰모토 지즈오)가 1984년에 만든 신흥종교단체다. ‘일본의 왕이 되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교주의 공상을 실현하기 위해 1995년 3월 20일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의 출근길 승객에게 사린가스를 살포했다.
이 테러사건으로 13명이 숨지고 6200명 이상이 다쳤다. 이후에도 잇단 납치·테러 사건으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교주 아사하라는 2006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고 지난해 2차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