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놓인 세계경제] 유로존 위기 내주가 ‘고비’
입력 2012-06-15 19:05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불길은 차단될 것인가. 아니면 더 거세게 번져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갈 것인가.
다음 주가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의 재정취약 국가에서 촉발된 위기의 확산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를 결정지을 재총선(17일)과 함께 이집트 대선(16∼17일), 프랑스 2차 총선(17일) 등 굵직한 정치 사건이 주말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예측 불허로 치달으며 시장 참가자들은 숨죽이고 있고 세계 정상들은 파장 최소화를 위해 물밑에서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15일 보도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이들 선거가 끝난 직후인 18∼19일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유로존 위기 대응책을 논의한다.
1차 총선에서 연정구성에 실패했던 그리스 각 정당들은 17일 2차 총선을 앞두고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구제금융 준수를 주장하는 신민당과 구제금융조건 폐기를 주장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막상막하의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시리자가 승리할 경우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우려와 함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과 주요국 중앙은행 등은 이미 그리스 총선 후폭풍에 대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위한 공조 수순에 들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이 14일 가장 먼저 자국 은행에 1000억 파운드(약 1조8500억원)에 달하는 저금리의 유동성을 공급키로 결정했다.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몰아내고 선거 민주화 절차를 밟아가던 이집트 정국도 격랑 속에 빠져들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6개월 전 치러진 총선이 위법하다며 전날 의회해산명령을 내리면서 17일 2차 대선이 제대로 치러질지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프랑스 2차 총선도 관심을 모은다.
이런 상황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지난 주말 결정한 스페인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도 반나절 효과로 끝나면서 위기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독일과 나머지 국가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벌써부터 G20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