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당대표 출마키로…복잡해진 통합진보 권력투쟁

입력 2012-06-16 00:27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이 신당권파를 대표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기로 했다.

강 위원장과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전 공동대표는 15일 오후 회동을 갖고 흔들림 없는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강 위원장이 출마키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국민참여당계와 민주노총 일부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심 전 대표는 강 위원장에게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도기 체제인 혁신 비대위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강 위원장의 출마가 정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 울산연합 소속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도 이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따라서 통합진보당 당권 경쟁은 강 위원장과 강 전 부지사, 구당권파의 오병윤 의원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특히 강 전 부지사의 출마는 신·구당권파의 권력투쟁을 좀 더 복잡 미묘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울산연합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소속된 경기동부연합과 함께 구당권파의 한 축을 이뤘었다. 그러나 경선부정과 폭력사태 등에서는 중립적 자세를 견지했다.

당내에서 비중 있는 위상 때문에 신·구당권파는 울산연합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상당히 애를 써왔다. 구당권파는 강 전 부지사와 물밑협상을 하며 연합하는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울산에 내려가 강 전 부지사를 비롯해 울산연대 측 인사들을 많이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권파 강 위원장도 수차례 강 전 부지사를 만나 출마를 만류했다.

강 전 부지사의 출마로 3자 경선이 예상되지만, 구당권파가 당권을 재확보하기 위해 오 의원이 출마하지 않고 강 전 부지사를 미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강 전 부지사가 사퇴하고 오 의원을 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당권파의 후보단일화인 셈이다. 이 경우 신당권파가 수적으로 밀리며 경기동부연합이 다시 당권을 잡을 수도 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