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실패한 경험” 거론하며 문재인 공격
입력 2012-06-16 10:40
하루 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던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15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대권을 향한 결의를 다졌다.
손 고문은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지지자들에게 전날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식장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났던 얘기를 꺼내며 “DJ처럼 준비된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야당 지지 세력인 호남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손 고문은 참배 뒤 방명록에 “정의로운 민생 정부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손 고문은 아침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당내 경쟁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당 밖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문 고문만이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꺾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국민들은 어떠한 능력이 있는지,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지 냉정하게 바라볼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손학규가 경기지사를 할 때 진보도 성장을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실패한 경험보다 성공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의미심장한 답변을 내놨다. 손 고문은 “그럼 실패한 경험은 문 고문을 뜻하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피해 갔다.
손 고문은 안 원장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병리현상에 ‘안철수’라는 백신이 나타났지만 아직 그 백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일격을 가했다. 그는 “국민은 민주당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당은) ‘저 혼자는 힘 없어요. 안 원장과 손 잡을게요. 그러니 지지해 주세요’ 하고 있다”면서 “제1야당이 스스로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자신이 없는데, 그런 허약한 야당을 국민이 왜 찍어주겠나”라고 반문했다. 안 원장을 견제하는 동시에 “안 원장과 단일화해야 박 전 위원장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 문 고문의 ‘공동정부론’까지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