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놓인 세계경제] 美 3차 양적완화 가능성 높아
입력 2012-06-15 18:57
미국 중앙은행이 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이른바 ‘양적완화(QE)’ 정책을 조만간 시행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동시에 물가가 하락하는 추세여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은 모두 6000건으로 그 전주에 비해 또 증가했다. 신규 고용은 덜 이뤄지고 실직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실업수당 신청은 지난 2월 이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다른 실물경기 지표도 좋지 않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1.9%였고, 지난달 제조업지수와 구매지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물가는 낮아지는 추세다. 5월 소비자 물가는 전달에 비해 0.3%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도 6.8% 낮아져 최근 3년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유럽 재정 위기로 원유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현상이다.
이에 따라 Fed가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 평가다. 경기는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위험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 때 가장 우려하는 게 인플레이션인데, 낮은 물가는 인플레이션 효과를 상충시킬 수 있다.
시장의 기대는 증시 상승과 미 달러 가치 하락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5.38포인트(1.24%) 올랐다. 유로화 및 엔화 대비 달러 가치도 하락했다.
Fed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경기 부양책을 논의한다. FOMC가 전격적으로 양적완화를 실시할지, 현재 시행 중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채 매도·장기채 매수)를 연장하는 데 그칠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6월 FOMC에서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하고, 7월에 더 강력한 부양책을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지난주 미 의회에서 “금융 위기가 고조될 경우 미국 경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