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왕양 死因 싸고 논란 확대… 저우창 서기, 정치적 타격
입력 2012-06-14 19:22
중국 후난(湖南)성 샤오양(邵陽)시의 한 병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중국 민주화운동가 리왕양(李旺陽·62)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대되면서 후난성 당서기 저우창(周强·사진)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광둥성 당서기 왕양(汪洋)의 경우 ‘우칸촌 사태’를 잘 마무리해 위상이 오히려 강화된 반면 저우창은 이번 일로 정치적 입지가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우칸촌 사태는 토지의 불법적인 강제 수용에 항의해 광둥성 루펑시 우칸촌 주민들이 수개월 동안 집단 시위를 벌인 사건.
저우창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공청단 출신으로 차기 충칭시 당서기로 꼽히기도 할 만큼 주목받는 인물이다.
무엇보다도 중앙정부가 리왕양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후난성이나 사오양시 당국은 주도적으로 이번 사건을 수습할 수 있는 위치에서 비켜서게 됐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화교 사이트 둬웨이(多維)가 14일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콩과 해외의 중국 인권단체들은 리왕양 사인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1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국제사면위원회도 공개서한을 통해 “중국 정부는 사인을 재조사하라”고 밝혔다.
홍콩의 한 평론가는 “저우창 서기는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홍콩과 해외에서 항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데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분석가는 “진상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발표하지 않는다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스캔들이 될 것”이라며 “국면 만회를 위해서는 광둥성이 우칸촌 사태를 처리한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