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로존] 무디스도 스페인 국가신용등급 3단계 강등
입력 2012-06-14 21:57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13일(현지시간)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번에 3단계나 강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의 ‘A3’에서 ‘Baa3’로 3단계 내리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Baa3는 투자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정크 등급(투자부적격 등급) 바로 위 등급이다.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해 수개월 내 스페인의 등급을 더 내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무디스는 “스페인이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으로부터 1000억 유로 상당의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정부부채가 더 악화된다”고 강등 이유를 밝혔다. 또 “스페인 정부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으로 보이며, 경제 구조도 취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무디스의 스페인 등급 강등은 은행 부실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에 대한 우려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독립신용평가회사인 이건-존스도 이날 무디스에 앞서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종전의 ‘B’에서 ‘CCC+’로 내리고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도 지난주 이미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 내렸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6.998%로 사상 최고치로 뛰어오르면서 마지노선인 7.0%에 근접했다.
무디스는 이날 구제금융 신청을 추진 중인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도 ‘Ba1’에서 ‘Ba3’로 2단계 강등했다. 키프로스는 유럽연합(EU) 외에 중국이나 러시아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구제금융에 대한 비난여론 돌파를 위해 독일 중앙은행에 역공을 펼쳤다. 라호이 총리는 “유럽 통합을 위해 은행 및 재정 연합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 방안에 반대하는 분데스방크와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