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 금연·트랜스지방 음식 규제하니… 뉴욕시의 ‘기적’ 기대수명 10년↑

입력 2012-06-14 19:00


미국 뉴욕시의 기대수명이 최근 20여년 동안 10년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규제하고 트랜스지방을 함유한 음식, 탄산음료 등을 규제한 ‘정책’의 힘이다.

13일(현지시간) 미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2009년 현재 뉴욕의 평균 기대수명은 80.6세로 이 나라 전체 평균보다 3세가량 길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속도도 이례적으로 빠르다. 1987년부터 2009년 사이 미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1.7년 길어지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뉴욕 중심가 맨해튼은 기대수명이 10년이나 늘어났다. 맨해튼의 기대수명은 82세로 시의 5개 구(區) 가운데 가장 높다. 미 워싱턴대 보건통계평가연구소(IHME)의 조사 결과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온 시민 건강증진 정책이 기대수명을 늘렸다고 보건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뉴욕시 보건위원회는 2006년 말 시내 모든 음식점에서 트랜스지방 사용을 금지했다. 2년 뒤인 2008년 11월 시 당국이 조사해보니 음식점 98%가 트랜스지방을 쓰지 않고 있었다.

뉴욕은 흡연도 지속적으로 규제했다.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었고, 담뱃값도 큰 폭으로 인상했다. 그러자 성인흡연율이 2002년 22%에서 2010년 14%로 떨어졌다.

시내 곳곳에는 자전거 도로가 조성됐고, 지하철 벽에는 질병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포스터가 부착됐다. 뉴욕의 프랜차이즈 식당은 음식별 열량을 메뉴판에 꼭 써야 한다.

뉴욕은 앞으로는 ‘비만과의 싸움’을 치를 생각이다. 시 보건위원회는 최근 극장 등에서 대용량 탄산음료의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 지난 12일 보건위원회 회의에서는 팝콘과 밀크셰이크 등 우유가 함유된 음료에 대해서도 판매 용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미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