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선진국 지나친 유동성 공급… 신흥국 거시건전성 해칠수도”

입력 2012-06-14 18:51


김중수(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과도한 유동성 공급 정책이 다른 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14일 한국은행 주최 ‘글로벌 위기 이후의 통화 및 거시건전성 정책’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글로벌 위기를 맞아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이 긴요해졌으나 부작용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민간 부문의 실패에 대한 공공 부문의 지원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고, 과도한 유동성 공급은 여타 부문, 여타 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통화정책을 통한 지나친 유동성 공급은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유발, 거시건전성을 해칠 수 있으며 선진국의 여파가 신흥국으로 넘어오면 통화정책 운용 제약, 금융시장 불안정성 증대,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을 야기해 실물경제 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통화정책과 물가·금융 안정 정책을 조화롭게 사용해야 하며 타국 정책 당국자 및 학계와의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조연설을 한 신현송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은 국제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하락시켜 은행들의 위험선호도를 높이게 된다”며 “앞으로 전 세계는 선진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글로벌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콘퍼런스에는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교수, 엔리케 멘도자 메릴랜드대 교수,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교수,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 등이 발제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