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공격수 ‘종자연’ 공동대표 박광서 교수 “기독교 때문에 불편… 정부에 큰소리 안치면 홀대”

입력 2012-06-14 21:28


종교편향을 이유로 한국교회만 집중적으로 공격해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을 설립·운영하는 이는 박광서(63·사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다. 그는 종자연 공동대표로 조계종 화쟁위원,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등을 맡으며 불교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가자(평신도)다. 14일 서강대 연구실에서 만난 박 교수는 “종자연이 불교단체가 아니며 불교가 친기독교 정책 때문에 수십년 간 홀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종자연이 불교단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물론 종자연이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시작한 단체는 맞다. 하지만 길희성(서강대 명예교수) 류상태(전 대광고 교목)씨 등 기독교인이 동참하고 있기에 불교단체라 할 수 없다. 종자연은 2005년 대광고 사건을 계기로 사회 문제에 참여했다. 2009년 불교단체라고 명시된 문건이 나온 때는 종자연의 과도기로 불교단체냐 아니냐 논란이 있던 시기다. 그동안 기독교가 권력화 되고 몸집이 불어나면서 사회 곳곳에서 관행적으로 종교편향을 저질렀다. 사례가 모두 기독교였던 것은 그만큼 잘못이 많았다는 반증이다.”

-지인에게 “기독교를 이 땅에서 제거하는 게 내 삶의 목표”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누군가 지어낸 말이나 인터넷에서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닐까.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누군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세우려는 것이다.”

-종교편향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이유는.

“1974∼83년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미국에선 종교인권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불교신자로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 오니 (기독교인들 때문에) 너무 불편했다. 선교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말 거침없이 행동하더라. 기독교인은 무한정 선교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민의 기본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있다.”

-KTX 통도사역 병기, 사찰 통행료 징수, 국고보조금 횡령 등 불교 문제엔 왜 침묵하나.

“그건 문화정책 문제로 봐야한다. 종교차별과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다루는데 한계가 있다. 우린 문화나 교리,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다만 헌법상 개인의 종교자유가 침해당했을 경우 문제제기 한다.”

-종교간 충돌을 무릅쓰고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불교는 건국 초기부터 친기독교 정책 때문에 지난 수십 년 간 홀대를 받아왔다. 군승제 도입, 석탄일 공휴일 제정, 불교방송 개국 등이 기독교에 비해 30년 이상 뒤처진 것도 기독교 우대정책의 결과다. 정부는 큰소리를 치지 않으면 대접을 잘 하지 않는다. 불교 신도가 많다고 하지만 엘리트층은 기독교가 3배 많다. 우리의 힘은 기독교의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국가인권위 연구용역은 계속 할 건가.

“헌법학자와 변호사가 종교별 학교 비율을 따져 학내 종교차별 실태를 파악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되는 게 바람직한 지 외국의 사례와 함께 보고할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의견을 제안하는 것은 인권위의 몫이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