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곪은 오렌지 때늦은 눈물… 네덜란드 2패 8강행 가물

입력 2012-06-14 22:13

‘죽음의 조’에서 살아나올 팀들의 윤곽이 서서히 그려지고 있다.

‘전차군단’ 독일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메탈리스트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B조 예선 2차전에서 두 골을 넣은 마리오 고메즈의 활약에 힘입어 강적 네덜란드를 2대 1로 제압했다. 이로써 독일은 2승으로 승점 6점을 챙기며 조 1위를 질주, 8강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독일과 네덜란드, 포르투갈, 덴마크가 묶인 B조는 유로 2012 본선에서 어느 팀이 8강에 진출할 것인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의 조로 불렸다. 실제 FIFA 랭킹에서도 4팀 모두 10위내에 들 정도로 강팀의 명성을 이어왔다. 독일은 3위, 네덜란드가 4위, 덴마크는 9위, 포르투갈은 10위였다. 다만 독일과 네덜란드가 경험면에서 약간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은 예상대로 질주를 계속하고 있지만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를 맞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 10일 덴마크에게 일격을 당하며 0대 1로 무너진데 이어 14일 독일전에서도 슈팅과 점유율에서 상대를 앞섰지만 짜임새 떨어지는 경기력으로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특히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빈 판 페르시)와 독일 분데스리가(클라스 얀 훈텔라르) 득점왕을 보유하고도 골 결정력 부재로 경기를 내준 것은 충격이었다. 이미 2패를 안은 네덜란드는 18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전에서 승리하고 독일이 덴마크를 잡아줄 때만 골 득실차로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처지로 내몰렸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덴마크를 3대 2로 잡고 어렵게 8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포르투갈은 18일 네덜란드를 꼭 잡아야 8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포르투갈은 다만 간판스타인 호날두의 ‘메이저 경기 징크스’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호날두는 덴마크전에서 후반 5분과 22분 두 번이나 골키퍼와 맞선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해 다 이긴 경기를 망친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한 몸에 받을 뻔했다.

한편 A조 러시아는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관중 난동 등으로 유로 2016 예선에서 승점 6점 삭감과 함께 12만 유로(1억7000만원) 벌금이라는 중징계를 받아 다음 대회 예선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러시아 관중은 지난 9일 체코전이 끝난 후 진행요원을 폭행한데 이어 12일 폴란드전에서도 그라운드 안으로 폭죽을 던지고 상대 관중을 자극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특히 흑인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치는 등 이번 대회 최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