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중 미완에 그친 군사작전… ‘가짜전쟁’

입력 2012-06-14 18:18


가짜전쟁/마이클 케리건(시그마북스·1만6000원)

1942년, 영국은 독일군을 상대로 생물학 무기(탄저균 폭탄) 사용을 결정했을 때 도가 지나쳐 실패했다.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지나치게 효과가 좋았던 것이다. 1943년, 나치 독일은 ‘롱 점프 작전’이라는 이름의 연합국 3대 지도자 암살 계획을 매우 진지하게 검토했다. 암살 계획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롱 샷 작전’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렸을지도 모른다.

실행에 옮겨질 뻔했고 그랬다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을 수도 있었던 비밀스럽고 충격적인 작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위조지폐로 영국과 미국 경제를 무너뜨리려고 한 독일의 계획, 해병을 투입해 유럽에 있는 ‘V-1’ 기지를 공격하려던 미군의 계획, 1939년과 1940년에 노르웨이를 침공하려 한 영국군의 작전 등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다.

독일과 일본이 연합국의 승리를 막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불행하게도 두 나라의 최고 지휘부였다. 이 때문에 양측은 목숨을 건 싸움을 준비하고 전쟁의 잔혹성은 계속됐다. 영국 출신의 역사학자인 저자는 1933년부터 1945년까지의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다소의 상상력을 보태 전쟁의 이면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290여장의 사진과 지도, 삽화를 곁들였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