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그룹의 돈벌이와 인쇄매체 위기… ‘말의 가격’

입력 2012-06-14 18:17


말의 가격/앙드레 쉬프랭(사회평론·1만5000원)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의 영풍문고 강남점이 오는 17일 문을 닫는다. 매출 부진 탓이다. 지난 12일에는 미국 뉴올리언스주의 유일한 일간지 ‘뉴올리언스 타임스 피카윤’이 발행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주 3일만 신문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신문과 종이책의 비극적 운명은 아날로그 시대의 당연한 결과일까?

‘세계적인 편집자’로 불리는 저자는 인쇄매체 추락의 원인을 대형미디어그룹 등장에서 찾는다. 대형미디어그룹은 미디어 고유 특성이나 개성, 공적 역할을 존중하지 않고 수익만 중시, 미디어 자체의 속성을 변질시킴으로써 독자가 등을 돌리게 했다는 것이다. 즉 경영진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기자를 감원해 기사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고, 신문이 충분한 감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자 독자들이 보지 않게 됐다는 지적이다.

사회 발언대이며 권력 감시자인 언론과 출판이 돈벌이 수단이 된다면 민주주의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저자는 웹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범람할수록 신문의 고유한 역할과 기능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단 훈련된 인력이 만들어 내는 심층기사와 사회에 대한 정제된 분석을 담고 있는 신문다운 신문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