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수놓는 ‘몸짓의 향연’ 눈이 행복하다… 6월 중순∼7월 초, 줄 잇는 발레 공연

입력 2012-06-14 18:04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발레의 향연이 줄을 잇는다. 15∼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프리마돈나 강수진이 ‘까멜리아 레이디’를 선보이고, 15∼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제2회 대한민국 발레축제’가 열린다. 이어 28일∼7월 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2012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 공연’이 마련되고, 29일∼7월 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발레단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 ‘포이즈’의 막이 오른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들이 대거 무대에 올라 관람객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오프닝

‘대한민국 발레축제’는 발레 관객의 저변확대와 창작 무대 제작지원을 위해 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올해 오프닝(15일 오후 8시)은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장식한다. 프랑스 출신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안무로 국립발레단의 이동훈과 김리회가 각각 로미오와 줄리엣을 맡았다. 이동훈 김리회 커플은 최근 리바이스 광고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17일 오후 5시에는 무용가 차진엽이 이끄는 컬렉티브 A 발레단이 ‘Keep Yourself Alive’를 선보인다. 클래식 발레의 스토리텔링 방식에서 벗어나 상징적인 율동을 보여주는 무대로 이루다 안남근 이선태 등이 출연한다. 또 문영철 한양대 교수가 안무하는 뽀에마(poem) 발레단은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를 새롭게 해석한 ‘슬픈 초상’을 올린다. 이주희와 조원석이 주역을 맡았다.

20일 오후 8시에는 황규자 컨템포러리 발레단이 ‘백조의 호수’를 응용한 ‘구로동 백조’를, 무용수 서미숙이 이끄는 seo 발레단이 프랑스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를 발레에 접목시킨 ‘사랑의 찬가’를 나란히 올린다. 또 22일 오후 8시에는 이상만 안무의 lee 발레단이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을 소재로 한 ‘화원’을, 발레리노 김용걸이 안무하는 댄스시어터가 ‘Work’를 올린다.

24일 오후 3시에는 광주시립무용단이 창작발레 ‘성웅 이순신’을 선보이고,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등 국내 3대 발레단의 ‘스타 갈라’ 무대로 발레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국립발레단은 ‘스파르타쿠스’,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네긴’, 서울발레시어터는 ‘흑과 백’을 각각 선사한다. 공연장 로비에서는 발레 사진전도 열린다. 1만∼8만원(02-587-6181).

전은선 조수연 채지영 등 참가

올해 9회째인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유럽과 미국 등 유수의 발레단에서 주역 혹은 솔리스트로 활약 중인 스타급 한국인 무용수들의 춤잔치다. 스웨덴 왕립 발레단의 전은선, 미국 툴사 발레단의 조수연, 워싱턴 발레단의 채지영, 독일 드레스덴 잼퍼오퍼 발레단의 이상은과 콘스탄자 마크라스 발레단의 김형민, 루마니아 국립오페라 발레단의 윤전일 등이 참가한다.

28∼29일 오후 8시에는 조수연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 역할을 맡아 기량을 뽐내고, 전은선은 ‘코펠리아’와 ‘빛과 그림자’를 통해 품격 있는 율동을 선사한다. 채지영은 솔로로 ‘Pearl’을 추고, 이상은은 ‘현기증 나는 미로’를 선보인다. 김형민은 자신이 안무한 ‘푸른 지구’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마지막 순서로 채지영과 윤전일이 호흡을 맞추는 ‘돈키호테’ 결혼식 2인무도 볼만하다.

공연의 총 안무는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맡았다. 예술종합학교 출신 20여명의 무용수들로 구성된 김선희발레단이 벨리니의 ‘노르마’를 발레로 재해석하고, 조주현댄스컴퍼니가 감탄의문부호(!?)를 몸짓으로 표현하는 ‘인터러방(Interrobang)’을 처음 무대에 올린다. 서울예고의 김한결, 선화예고의 이승현 윤별 박소연 등 유망주들도 무대에 오른다.

서울에 이어 30일 오후 5시 강원도 인제 하늘내린센터와 7월 1일 오후 5시 경기도 연천 수레울아트홀로 무대를 옮겨 공연된다. 이번 공연을 기획·제작한 장광열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대표는 “현재 해외 직업무용단에서 활동하는 한국 무용수는 150여명”이라며 “이들의 활동이 국내 무용계 발전과 해외 교류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3만∼10만원(02-3674-2210).

세상의 모든 균형에 관한 이미지

29일 오후 8시, 30일 오후 3시·7시30분, 7월 1일 오후 3시 공연되는 국립발레단의 ‘포이즈(POISE)’는 스토리 없이 몸짓을 통해 세상의 모든 ‘균형’에 관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무대다. 수석 발레리나 김주원과 김지영은 물론이고 차세대 주역 발레리나 김리회 이은원 박슬기, 발레리노 이동훈 이영철 등이 출연한다. 특히 김주원은 이번 공연이 국립발레단 소속으로 마지막 무대다. 앞으로 김주원은 특정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게스트 프린시펄’ 신분으로 활동한다.

199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김주원은 호소력 있는 연기와 아름다운 상체 라인으로 국내 최고의 발레리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에는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여성무용상을 수상했다. 고별무대를 준비 중인 그는 “수석무용수로 15년간 지내면서 행복했다. 이제는 아티스트 김주원으로 더 다양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주원은 1막 2장에서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이 흐르는 가운데 김지영과 함께 환상적인 율동을 보여준다. 이어 2막 3장에서는 ‘재즈 모음곡’을 배경으로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는 인간을 표현한다. 김지영은 서커스의 여조련사처럼 4명의 남자 무용수를 노련하게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의 극대화된 에너지가 균형을 이루며 무대는 마무리된다.

공연 안무는 안성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무대디자인과 의상 및 연출은 정구호 패션디자이너가 맡았다. 원형 테이블 무대를 통해 관람객들은 무용수의 옆과 뒤 등 다양한 각도에서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 공중에는 50개 정도의 흰색과 빨간색 판형 오브제가 달려 있어 무용수들의 춤뿐만 아니라 무대장치의 율동도 즐길 수 있다. 5000∼8만원(02-580-130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