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을 이어온 日 전통문화의 정수… ‘세계의 무형문화유산’
입력 2012-06-14 18:02
세계의 무형문화유산(EBS·15일 오후 7시45분)
‘노가쿠(能樂)’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전통 가면극이다. 우리나라 남사당패와 비슷한 일본의 유랑집단이 14세기 중엽 펼친 공연에서 기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가쿠 배우들은 100년 이상 사용해야 비로소 은은한 멋을 낸다는 ‘노멘(能面)’이라는 가면을 쓰고 우아한 노래와 춤사위를 선보인다. 화려한 무대 의상도 볼거리다. 일본인들은 과거 전쟁 등으로 삶이 피폐해졌을 때 은은한 멋을 지닌 노가쿠를 보며 잠시나마 세상 걱정을 잊고 여유를 찾았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처럼 자국 전통문화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가쿠를 1957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어 전용극장을 만들고 배우 양성 과정을 마련하는 등 노가쿠 계승에 전력을 다해왔다. 유네스코도 2005년 노가쿠를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선정했다. 노가쿠엔 일본 귀족문화와 서민문화가 함께 깃들어있기에 일본문화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제작진은 수십 년 동안 노가쿠에 몸담아온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노가쿠가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평생을 노가쿠에 바친 70대 예술가, 도쿄에 위치한 노가쿠 전용극장 ‘노가쿠도(能樂堂)’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만난다. 50대의 한 배우는 노가쿠를 ‘움직이는 그림’이라고 설명한다. 느리게 진행되는 연기와 대사의 흐름을 따라 연주되는 음악, 코러스의 노래가 포개져 그림 같은 무대를 연출한다는 뜻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