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종교인과 신앙인 (6)

입력 2012-06-14 17:11

신앙의 충돌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 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립보서 2장 5절 ~ 11절)

나는 모태신앙인으로서 창신동에 있었던 창신교회에서 유아세례를 받았고, 65년 동안 창신교회를 4대에 걸쳐 출석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학생복을 만드는 의류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루는 직원들에게 식사를 주기 위해 커다란 솥에 호박찌개를 끓이고 있었는데, 내가 그 솥에 빠져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적이 있다.

당시 6.25 직 후라 제대로 된 약도 쓸 수 없고 의사도 부를 수 없었다. 그저 옥잠화 잎에다 된장을 바르는 치료만 받았다. 그리고 여기에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더해졌다.

그런데 나의 화상은 놀랍게 완치된 경험을 갖고 있다. 흉터도 남지 않았다. 이것은 내가 직접 경험한 생생한 체험신앙의 증거이다.

돌이키면 이것이 내게는 평생동안 하나님을 떠나지 않는 믿음의 확인이 되어 지금까지 살고 있다.

보수적인 신앙생활을 해온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등하교할 때마다 교회 지하실에서 기도하는 습관이 있었다. 대학 시절에는 YMCA의 모임 활동을 활발히 했다. 그 때 나는 처음으로 자유신학을 만나게 됐다.

당시 연세대학교의 S교수가 강의 시간에 이런 얘기를 했다. “천국이 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성경에는 유대인의 신화나 설화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기적과 이적 등도 확실히 설명할 수 없다.” 지금 생각하면 분명히 자유신학의 개념이었다.

그 때 나는 첫 번째로 ‘신앙의 충격’을 받았다. 그 때의 신앙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성경의 일점일획도 변할 수 없다는 신학을 유지했기 때문에 내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나는 교수님께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며 항의성 질문을 했고 “교수님만 하셔야지 목사님 칭호는 쓰지 않으셔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것은 내가 자유주의 신학과 만난 최초의 갈등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ROTC 출신인 나는 군대에서 전방 철책선 소대장을 맡아 생사의 고비를 많이 넘겼다. 자칫하면 총기사고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이 때 나의 신앙관이 더욱 확실해졌다.

제대 후 제약회사 말단 영업사원으로 취직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남보다 열심히 뛰고 성실하게 일하면서 그래도 신앙을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다가온 기회를 잡아 제약 도매상, 수입상을 거쳐 제약회사를 잇달아 만들었다.

지금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200대 유망 기업으로 2년 연속 선정됐다. 이것은 참 기적적인 일로 주위에서 다 평하고 있다. 신약도 개발해 막대한 수익을 올려 주고 있다. 현재는 우리 회사가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하며 미국, 한국, 베트남, 이집트에 공장을 운영하는 큰 기업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어머니의 기도와 나눔, 섬김의 공로로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복이라 여기며 감사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의 생존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우리 회사는 1987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마이너스 성장 없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 감사의 일환으로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그리고 올해 문화재단 산하로 갈렙바이블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여기에 대한 소개는 국민일보에 기사가 나간 것이 있어 함께 소개한다.



국민일보 기사

수준높은 복음주의 신학을 교육해 올바른 신앙관과 신학적 지식을 갖춘 크리스천 리더를 양성한다는 취지의 ‘갈렙 바이블 아카데미’(CBA·이사장 강덕영 장로)가 창립돼 오는 4월 5일 첫 강의를 실시한다.

CBA(Caleb Bible Academy)는 한국교회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이 바른 신앙과 신학이 자리잡지 못한 것에 있다고 판단, 개혁주의적 복음신학을 토대로 성경적 세계관을 정립시키기 위해 태동됐다. 이를 통해 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각자의 소명에 맞게 사회에 기여하는 크리스천 지도자가 되자는 것이 CBA의 설립 목적이다.

2년 4학기제로 운영할 CBA는 국내 분야별 최고 교수진을 초빙한 것이 특징이다. 총신대 김인환 전 총장과 김광열 박용규 이한수 교수, 개신대학원대 나용화 총장과 손석태 전 총장, 대한신학대학원대 정효제 전 총장과 노영근 오광만 교수, 박형용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 총장, 성주진 합동신학대학원대 총장이 신학과목들을 가르친다. 이밖에 오덕교 합동신학대학원대 총장, 조영엽 전 계약신학대학원대 교수 등이 강사로 초청됐다.

CBA는 서울 역삼동 유나이티드문화재단에 사무실과 강의실을 마련하고 김진호 김해철 박정근 박춘화 안영로 오관석 이강호 장차남 최건호 목사 등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강덕영(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사장은 “물질적으론 풍요롭지만 내적인 삶이 점점 피폐해져 하나님 말씀 중심의 개혁신앙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CBA는 복음주의 신학으로 잘 무장된 국내외 석학들을 강사로 모셔서 크리스천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CBA는 아시아 신학교육연합기관인 ATA(Asia Theological Association)와도 협력관계를 갖고 신학교류를 넓혀갈 계획이다.

2012년 전반기 강좌는 4월5일 개강 후 7월19일까지 16주간 동안 이어지며 강의는 매주 목요일 한 차례 오후 7시, 서울 역삼동 갈렙 바이블 아카데미에서 열린다. 입학에 따른 자세한 안내는 홈페이지(cbaits.kr·02-533-1404)를 확인하면 된다.

갈렙 아카데미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운영해 나갈 것이다. 요즘도 매주 목요일마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평소 나는 성경을 읽으며 의심이 생기는 부분이 많았다. 그것을 그냥 넘기지 않고 파고들다보니 성경공부가 필요했고 매주일 오후 구약에 정통한 목사님을 만나 서너시간씩 공부를 했다. 그리고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이스라엘,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등 각 국을 다니며 성경의 내용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그 결과 성경은 사실이고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신을 분명히 얻을 수 있었다. 지금도 성령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확신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성경관을 잠간 나누고자 한다. 만약 이 이야기를 목사님이 한다면 매우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나는 평신도이기에 스스럼이 없다. 여러분도 내가 하는 이야기에 다양한 반응이 나올 수 있지만 그냥 한번 들어주길 바란다.

원시종교가 갈대아 우르 지방에서 번성했다. 당시 모든 사람들이 각종 잡신을 섬겼을 때,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택하시어 유대교가 탄생했다. 이슬람과 기독교는 유일신교로 같은 뿌리에서 다르게 갈라진 것을 여러분은 다 잘 알 것이다. 이 때 잡신들은 인도로 건너가 힌두교가 되었고 힌두교에서 불교가 탄생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여기서 오늘 칼럼 주제로 삼은 ‘신앙의 충돌’이 나온다. 우리는 이 신앙의 충돌이 긍정적으로 보면 아주 필요하고 특히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관점에 대한 충돌이 있어야 그것을 해결하고 답을 얻기 위해 연구하고 성경을 읽고 기도도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성경에 대한 숱한 의문들을 끊임없이 성경을 읽고 배우고 현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정답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제부터 제가 느끼는 신앙의 충돌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일차적인 충돌은 하나님을 섬기는 유일신교와 잡신을 섬기는 다신교의 신앙 충돌이다. 불교의 미륵사는 바로 ‘용’이 신앙의 주체가 되는 절이다. 앞에는 연못이 있고 높이가 높다.

2. 이차적 신앙의 충돌은 유일신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간의 충돌이다. 그 핵심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는 기독교와 인정치 않는 이슬람, 유대교의 신앙관 차이다. 이 충돌 또한 오랜 전쟁으로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3. 세 번째 충돌은 기독교 내의 충돌이다. 이 문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기초 위에 인본주의 신학인 종교다원주의가 등장함으로써 불거지게 됐다. 그리스도 이외에도 구원이 있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인본주의적 신앙의 등장으로 자유신학이 유럽의 기독교를 쇠퇴시켰고, 그 여파가 미국을 거쳐 한국의 신학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목회 현장에도 심각하게 영향을 미쳐 신본주의, 복음주의의 훈련을 받은 예전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신앙 충돌이 심각하다.

① 보수 세대는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하고, 경건한 예배를 그리워하며, 시끄러운 CCM 대신 경건한 찬송가를 원하고 있다.

② 신학적으로도 성경의 이적과 성령의 존재하심을 믿고 따르고 싶은데, 자유신학은 이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③ 그리스도 이외에도 구원이 있다는 자유신학에 대해 극히 부정적이다.

④ 또한 이벤트 중심의 열린 예배보다는 경건한 예배를 원하나, 이런 교회를 찾지 못해 천주교로 떠나는 교인들도 많다.

⑤ 또한 신천지, 통일교 등 이단에 대한 교회의 성경교육 및 교리교육을 원하고 있으나, 교회는 대형 교회로의 전도와 선교만 강조하고 있는 것에 실망하고, 교인들은 특히 교회의 재정 투명성을 원하고 있으나 아직 전반적인 교회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목회자와 신도 간의 신앙의 충돌이 각 교회마다 나오고 있다.

⑥ 예수그리스도 외에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다는 신본주의적 복음주의가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생들은 지금부터 하나님께서 특별 은사를 주시기를 기도드리며 마지막으로 빌립보서 2장 5절부터 11절까지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길 바란다.

두서없이 이야기를 전개했는데 얼마만큼 내가 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전달됐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오래한 교회 장로로서 평신도로서 갖는 신앙적 사고를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이 신앙의 충돌은 크리스천이라면 계속 느끼고 또 해결을 찾아야 할 사명이 있다고 느낀다.



강덕영 장로/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