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현역 입대”… 박주영 병역기피 논란 해명

입력 2012-06-13 19:38

박주영(27·아스널)이 병역기피 논란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잠행으로 일관했던 박주영이 스승이자 고려대 선배인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주선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으로 병역의무를 꼭 이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시기를 못 박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박주영은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 감독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를 사랑해준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군에 입대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자신이 선수로 뛰던 모나코에서 장기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연기를 한 것은 병역 면제나 회피 목적이 아니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박주영은 “유럽에서 3년여 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선진축구를 많이 배우게 됐고 국위를 선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며 “그런 상황에서 변호사를 통해 병역연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연장허가를 받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은둔한 것에 대해선 “병무청과 언론에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말했다”며 “직접 의무를 실천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신성한 국방 의무를 이행하고 있을 국군 장병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반드시 현역으로 입대해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언제 현역으로 입대할 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선한 홍 감독은 “지난 7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이 끝나고 박주영과 가슴을 열고 얘기했다”며 “필드 안팎을 막론하고 선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언제든 그 선수와 함께 한다는 것이 나의 축구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는 홍 감독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인 런던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박주영을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 3명을 뽑은 것)로 넣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주영이 와일드카드로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 이상을 획득할 경우 병역이 자연스럽게 면제된다. 체육 선수가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아시아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