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사진작가 최민식씨 ‘소년시대’ 전시회… 6·25 직후 추억 어린 작품 150여점 선보여

입력 2012-06-13 19:26


한국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최민식(85·사진)은 1950∼70년대 가난하고 힘든 서민생활을 카메라에 담았다. 부산 자갈치시장이나 달동네 사람들의 삶을 연출 없이 촬영했다. 1968년 발가벗은 아이들이 물장난을 치는 모습을 찍은 사진과 69년 한 소녀가 업고 있는 아이에게 어머니가 선 채로 젖을 먹이는 장면을 촬영한 작품 등이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70년대 들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국제사진공모전에 입선해 이름을 알린 그는 박정희 정권의 박해를 받기도 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인데 가난에 찌든 사진만 찍어 외국에 전시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의 사진은 궁핍함 속에서도 가족과 삶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 있다는 평가와 함께 ‘다큐멘터리 사진의 미학’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13일부터 7월 8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에서 ‘소년시대’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연다. 6·25전쟁 이후 유년 시절을 보낸 이들의 추억 어린 풍경들을 담은 사진 150여점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빙 둘러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아이들, 고무줄놀이를 하는 소녀들, 말뚝박기놀이를 하는 꼬마들 등 아련한 시절의 작품 50여점이 처음 공개된다.

그가 2008년 국가기록원에 기증한 사진 자료 13만장은 국가기록물 제1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는 “사진은 관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진실이다. 정직하고 정확해야 한다. 자꾸 꾸며대고 조작하면 안 된다. 그래야 보는 이가 감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눈과 귀가 밝고 다리도 튼튼해 얼마든지 작업할 수 있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무료 관람(02-726-4428).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