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명문 부시家, 공화당 지도부와 멀어지다… 젭 부시, 예산적자 감축안 등 놓고 대선캠프 비판

입력 2012-06-13 19:03

지난 30년간 미 텍사스의 부시 가문은 공화당의 정치 명문 중 명문이다. 부자(아버지 조지 HW 부시, 아들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을 역임한 것뿐 아니라 부시가의 주장과 정책 지향점이 공화당 노선의 ‘정통’을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세에 ‘올인’하는 과격 보수주의 운동인 ‘티파티’의 당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에 순응하는 현 공화당 지도부와 부시가의 거리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11일 블룸버그 편집자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자신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일지라도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현 공화당에는 걸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부시와 레이건의 시대에 그들은 당을 초월한 합의와 지원을 통해 많은 일을 이뤄냈다. 하지만 레이건이 지금 그렇게 한다면 당 내부에서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는 아버지 부시가 1990년 예산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화당 노선과 반대되는 증세에 동의한 것을 ‘정치적 용기의 표본’이라고 치켜세우며 조세감축과 ‘작은 정부’를 이데올로기처럼 신봉하는 현 공화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부통령직을 제의하더라도 응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확인했다.

문제는 젭 부시가 부시가의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형 부시도 지난달 워싱턴DC에서 롬니를 지지한다고 했지만 기자들의 집중적인 질문에 마지못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형 부시 전 대통령은 롬니 등 공화당 지도부가 2007년 월가 구제금융 조치, 의료보험 조제약 혜택 확대 등 자신의 8년 임기 중 재정지출을 확대한 정책 대부분을 비판하는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