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수 충남대 교수 표기법 개발, “한국 크리스천들 쉽게 읽을 수 있는 중국어성경 만들어요”
입력 2012-06-13 18:29
많은 한국인이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한다. 크리스천들도 마찬가지다. 선교 목적이든 중국을 더 알기 위해서든 중국어를 익히려는 성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중국어 학습은 간단치 않다. 한자도 어렵거니와 그것을 중국어로 발음하려면 주음부호나 로마자로 된 발음부호를 외우고 중국어 특유의 성조(聲調)도 익혀야 하기 때문. 좀더 쉽게 중국어를 배우고 익힐 방도는 없을까.
정원수(53·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국인들이 중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독특한 표기법을 개발한 학자다. 그가 연구해낸 ‘훈민정음 유니코드’를 통하면 중국어를 한글로 읽어낼 수 있다. 성조도 표기돼 있어 중국한자를 읽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정 교수는 12일 “이 표기법을 널리 보급해 보다 많은 사람이 중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의 중국어 성경은 한국 크리스천이 읽고 싶어도 읽기 어렵게 되어있어 이 표기법을 이용한 중국어 성경을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현재 2000개 정도의 유니코드 폰트 제작을 디자인 회사에 의뢰해 놓았으며 폰트가 완성되는 대로 새 중국어 성경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5년. 대학 내에 많이 들어와 있는 중국 유학생들과 교류하면서 기존 중국어 성경의 문제점을 알게 됐다. 이후 중국을 수십 차례 드나들며 중국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마침 2010년 9월부터 1년간 베이징대에 연구교수로 가게 됐고 그 대학 중국인 교수의 도움을 받아 훈민정음 유니코드를 완성했다.
“앞으로 새 폰트가 적용된 중국어 성경이 나오면 1000만 기독교인 대부분이 한글로 쉽게 중국어를 읽을 수 있게 됩니다. 한자를 잘 읽을 줄 모르는 중국 내 저학력 한족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고요” 그는 다음달 20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 세미나에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훈민정음 유니코드 표기법 및 운율법’을 발표한다. 정 교수는 “이제 저의 연구 성과를 본격적으로 대중화시키는 일만 남았다”면서 “저의 작업이 한글을 미래의 국제공용어로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동수 기자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