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인사 방북 발언 내놓고… 반미 촛불집회 선동하고… 北 연일 ‘南南갈등’ 부추기기
입력 2012-06-13 18:57
북한이 우리 측 인사들의 방북 당시 발언 일부를 공개하고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미선양 10주기를 맞아 반미 촛불집회를 촉구하는 등 연일 ‘남남갈등’ 부추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13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모시어 민족의 앞날은 밝고 창창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 교육체계를 찬양하는 남측 인사들의 발언을 실었다. 이틀 전 종북 논란과 관련해 남한 유력인사들의 방북 시 발언을 공개하겠다고 한 위협을 실행에 옮긴 셈이다. 그러나 이들이 언제 방북했는지 등이 분명하게 언급되지 않아 북한이 의도적으로 조작된 내용을 게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노동신문은 “언젠가 평양을 방문한 서울의 한 여성이 ‘나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돌아보고 너무 부러워서 발길을 뗄 수 없었다. 이북 민중이 정말 부러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서울 은평구의 한 학교 교원은 “교육이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는 이남 땅과는 너무나 판이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며 북한 교육체계를 칭찬했으며, 한 서울대 교수는 “이북 어린이들이 나라의 왕으로 떠받들리는 것은 김일성 주석님과 김정일 장군의 탁월한 정치 결실”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래학회’ 회원인 이운성은 “김일성 주석님의 숭고한 후대사랑은 김정일 장군님에 의해 훌륭히 이어져 왔다”고 말했고, 한민족복지재단의 김강련은 “이북 어린이들의 행복한 모습에 이북 민중정치의 우월함을 한눈에 담아볼 수 있다”는 글을 썼다는 대목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소속된 단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노동신문은 효순·미선양 10주기가 되는 이날 “미제에 의해 억울하게 숨진 효순이와 미선이의 넋은 남조선 인민들이 10년 전 온 남녘땅을 뒤덮었던 거대한 항거의 촛불바다를 다시금 펼쳐줄 것을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면서 노골적으로 반미 촛불집회를 선동했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