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2012년 3%대 성장하면 선방”… 성장률 전망 다시 하향조정 시사

입력 2012-06-13 18:59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3%대만 성장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말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발 경기불안으로 일부 업종의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우리나라 신용위험도도 크게 높아졌다.

김 총재는 13일 오전 한은에서 열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경제에 대해 당초 3.5% 성장한다고 했다가 0.25% 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면서 “이 정도면 잘했다기보다는 선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어 “우리의 전반적인 성장잠재력은 4%는 조금 안 되고 3%대 후반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한은이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한 성장률 전망치를 재차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외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가 매번 낮아질 만큼 우리 경제 둔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이어 “문제는 여러 실물경제 측면에서 봤을 때 거기서 끝나면 안 되는데, 내년에 과연 어떻게 될는지…(걱정이다)”라며 내년 경제 회복도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정부 역시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소비심리 위축, 공급 과잉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실물경제를 진단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21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불안에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실물경제 급락과 같은 조짐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일부 업종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공급과잉 현상이 계속돼 시장불안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어 업종별 상황을 고려해 맞춤형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올 들어 꾸준히 하락했던 국가 신용위험도도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로 다시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및 유동성 상황’ 자료에서 5월 말 현재 한국의 국채(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42bp(1bp=0.01%)로 전월 말(121bp)보다 21bp 올라갔다고 이날 밝혔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진다는 것은 신용도가 나빠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