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우체국-파푸아뉴기니 문성 선교사] (20) 십자가의 능력 (첫 번째 이야기)
입력 2012-06-13 18:11
“처음 만드신 사람과 우리 삶은 왜 다르죠?” 형제 질문에 깜짝
새벽에 태양이 뜨면 마을을 덮고 쉬고 있던 구름이 강을 따라 하류 쪽으로 떠나기 시작한다. 강에 남아있던 구름은 공기가 더워지면서 저 산 아래에서 안개가 되어 마을로 올라온다. 새벽에 가슴을 펼쳐 한없이 안개 공기를 들이마시면 임마누엘 창조주 주님의 품 안에 있는 평안함과 감사가 넘친다. 해가 지면서 떠났던 구름이 강 상류와 계곡으로 돌아와 마을을 덮고 나면 안개가 자욱한 밤이 시작된다. 그러나 때로는 맑은 밤이 되어 달을 바라보면 한국에서 보던 달보다 더 크고 가깝게 느껴진다.
정글에서 살아가는 형제들은 언제나 ‘봉봉’이라고 부르는 횃불을 손에 들고 다니는데 보름달이 되면 달을 만드신 구약의 하나님의 말씀이 증거되고, 초생 달이 되어 칠 흙처럼 어두운 밤이면 은하수는 물론이고 하늘 어디를 보아도 별들로 가득하다. 이렇게 많은 별들이 하늘에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가 어렵다. 어디를 보아도 어디를 가도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을 느끼며 알게 하시니 감사와 찬양이 넘친다. 지구 본을 보여주며 우리가 낮일 때 미국은 밤이라 모두 잠을 자고 있다고 가르치면 모두 웃으며 “낮인데 왜 자느냐? 이상한 사람들이다”라고 말한다. 화성의 그림자가 달을 약하게 덮어서 달빛이 몇 시간 동안 약한 붉은 색으로 변한적이 있는데 마을 사람 모두가 뛰쳐나와 두려워하며 우리 집으로 달려 오기도 하였다.
때로는 밤이면 앞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부족 형제들과 함께 둘러앉아 고구마와 옥수수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날 밤하늘을 한없이 바라보던 한 형제가 불쑥 질문을 하였다. “오데바나(하얀 사람), 당신은 해와 달과 별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요?” 질문을 듣는 순간 속으로 놀라워하며 잠시 생각을 하였다가 답하였다. “나는 해와 달과 별을 누가 만들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분의 아들입니다”라고 답하였다. 부족형제는 내 말을 듣자 놀라워하였지만 조금도 의심 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를 “이 사실을 저 건너편 다른 부족에 알리면 모두 기절해 버릴 것입니다”라며 놀라워했다. 그 날 저녁 나의 대답에 놀라워하는 부족 형제의 질문을 묵상하며 나의 대답에 놀라워할 형제들과 혹시나 우리를 잘못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믿음 없는 염려가 있어 기도하였다. 그러나 묵상을 마치면서 주님이 코라 부족 형제를 사랑하며 인도하고 있다는 확신이 가슴 깊은 곳에서 일어나 내가 얼마나 관념 속에서만 하나님을 알고 있었는지 큰 자복이 일어났다.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시고 지(知), 정(情), 의(意)를 주셨다. 그러나 나는 타락하였으며 마치 고장 난 기계처럼 하나님이 주신 지정의를 바르게 사용할 능력을 상실했다. 형제의 질문을 묵상하며 성령께서 인도하고 계시다는 확신이 일어났다. 주님께서 형제들을 구원하시기를 원하신다는 생각에 감사가 넘쳤다. 죄인 된 나에게는 십자가의 주님을 만나는 축복의 밤이었으며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밤이었다. 소망 없는 죄인을 언제나 자복하게 하심으로 용서하시고 거룩하게 하시고 믿음 안에 있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하였다. 모든 창조된 만물을 통해 하나님 스스로 자신을 증거하는 것이다. 이는 성령의 인도하심으로만 가능한 것이다.
만약에 죄인 된 우리가 스스로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아는 작은 능력이라도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죽지 않으셨을 것이다. 의인은 없나니 아무도 없다 하셨다.
하나님이 당신이 누구이신지를 성경을 통하여 계시하신 방법과 순서대로 연대기적이며 구속사적으로 성경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하나님은 누구이시며, 어떤 분이시며, 하나님의 성품을 가르쳤다. 그리고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대로 인간을 만드신 것을 가르쳤다. 그리고 인간이 타락하기 전의 에덴동산과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 인간은 어떻게 살았는지를 가르쳤다. 즉 하나님의 뜻에 따라 창조된 우리의 본질적 모습과 삶을 가르쳤다. 그런데 한 청년이 찾아와 묻기를 “하얀 사람! 우리도 하나님이 창조하셨다면서 하나님이 처음 만드신 사람과 지금의 우리 삶이 왜 이렇게 다릅니까? 우리는 언제나 악령에 시달려 죽음을 두려워하고 부족 전쟁으로 서로 죽이고 병들어 죽고 싸우고 훔치고 거짓말하고 정글에 들어가면 뱀과 멧돼지가 공격을 하고 모기 때문에 말라리아에 걸려 죽고 여러 가지 벌레가 가득하고 알 수 없는 병으로 죽어가는데, 왜 그 사람들과 우리가 다릅니까?”
부족 형제의 질문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내 자신도 하나님의 말씀을 지식으로만 받아 들였지 내 자신 또한 하나님이 창조하신 뜻과 너무 다른 피조물이 되었으며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마치 언제나 숨을 쉬면서 공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이 타락하여 변질된 나의 영혼에 대하여 당연한 것처럼 살아왔다. 나의 속사람, 창조자 하나님이 주신 영,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기꺼이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구원하기를 원하셨던 나의 영혼, 그러나 나는 스스로 속 사람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부족 형제의 질문을 들으며 성령이 같이 계심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죄인은 스스로 죄인인 것을 알 수 없기에 그렇게도 타락한 나의 영혼을 사랑하셨던 십자가의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나의 속사람, 나의 영혼을 다시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파푸아뉴기니 뉴브리던 섬에 있는 목 부족에서 사역하시는 마크 쥬크 선교사의 이야기다. 아브라함과 이삭에 관한 사건을 가르치고 있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번 제물로 죽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가르치고 하루를 마쳤다. 그런데 저녁에 추장이 침울한 얼굴을 하고 찾아와 “선교사님 하나님에게 여쭈어봐 주십시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이삭을 통해 자손들을 축복하기 위하여 늙은 사람을 젊게 만드시고 주신 아들인데 왜 이삭을 죽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절대로 바꿀 수 없는 분이라고 가르쳐 주셨는데 왜 축복으로 주신 아들을 죽이라고 하십니까? 하나님은 두 개의 배를 가진 분(한입에서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아들은 축복이며 소중한 것입니다. 그때는 양을 키우고 우리는 돼지가 많은데 돼지를 죽이면 안 되는지 하나님께 여쭈어봐 주십시오”하며 우울한 얼굴을 하며 찾아와 질문하였다.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인가.
● 문성 선교사
문성(60) 선교사는 아내 이민아 선교사와 함께 20년째 파푸아뉴기니 선교를 하고 있다. 지병 박리성대동맥류 때문에 인공동맥을 차고 있다. 선교지 코라 부족은 식인을 할 정도로 원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