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절단 프랑스 남성, 홍해 헤엄쳐 건넌다… “장애가 때로 축복, 메시지 전하고 싶어”

입력 2012-06-12 22:08

“상어가 배고프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사지가 절단된 40대 프랑스 남성이 홍해 역영(力泳)에 나선다.

필리페 크로이종(44)은 오는 15일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 사이에 있는 홍해를 헤엄쳐 건너는 도전을 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로이종씨는 이날 오전 이집트 타바를 출발, 요르단 아카바에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직선거리는 14㎞이나 강한 조류를 피해 우회하기 때문에 실제 수영거리는 최장 25㎞쯤이며, 예상 소요시간은 12∼14시간이다. 그는 물갈퀴가 달린 인공사지를 착용하고 프랑스 수영선수 1명과 요르단 장애인 3명이 함께 헤엄친다.

그는 지난 11일 암만의 프랑스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인종과 종교, 피부색과 무관하게 장애가 때로는 축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집트 당국의 허가가 관건이다. 정정이 불안한 이집트가 치안 문제를 이유로 불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로이종씨는 “이집트 상황이 안정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인도적 미션을 실행하려는 나의 의지를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2010년 영국 해협을 건넌 경험이 있는데다 지난 5월 중순에는 파푸아뉴기니와 인도네시아 사이 바다를 수영한 그는 7월에는 지브롤타 해협에 도전한다. 특히 지브롤타 해협은 바닷물이 오염된 데다 상선의 이동이 많아 수영으로 횡단하기에는 위험한 곳이다.

이어 8월에는 알래스카 원주민의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 베링해의 섬인 리틀 디오메데(미국령)와 빅 디오메데(러시아령) 사이 왕복 10㎞를 계획하고 있는 등 장기적으로 5대양을 모두 정복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크로이종씨는 1994년 지붕위의 TV 안테나를 수리하던 중 2000V에 감전돼 사지를 모두 절단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