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미국도 중산층 와르르… 2008년 금융위기 여파

입력 2012-06-12 18:54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은 물론 한국의 중산층을 무너뜨릴 정도로 혹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미국을 보면 2007년 12월에 시작돼 2009년 6월에 끝난 미국의 대불황(Great Recession)으로 중산층 10명 중 4명이 하위계층으로 몰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일 발표한 미국 소비자 금융 조사 결과 미국 중간층 가구(median family)의 순자산이 2010년 현재 인플레를 고려해 7만7000달러에 그쳤다. 이는 1992년 조사 때보다 낮은 것이며, 2007년의 12만6400달러에서 38.8%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 18년간 축적된 부가 증발된 셈이다. 감소분의 4분의 3가량은 주택 가격 하락에서 비롯돼 특히 중산층에 타격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가계소득도 중간치 기준 2007년 4만9600달러이던 것이 2010년에는 4만5800달러로 7.7% 감소했다. 중산층이 이처럼 타격받은 것과 달리 상위 10% 계층의 순자산은 1.8% 증가했다.

1997년 외환위기에 이어 10여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의 소용돌이에 한국 중산층도 장기적인 내수 침체와 늘어나는 가계부채로 휘청거리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1990년 75.4%에 달하던 중산층 비율은 지난해 67.5%로 줄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산층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 부진과 물가상승 등으로 소득이 줄면서 적자가구 비중은 증가했다. 중산층 안에서 적자가구 비중은 97년 15.8%에서 지난해 23.3%로 높아졌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고세욱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