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구제금융 ‘1일 효과’] 김중수 “글로벌 위기 언제 끝날지 막연”

입력 2012-06-12 18:55

“이 위기가 언제 종료될 것인지가 아직 막연할 뿐 아니라 위기 종료의 조건조차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열린 한은 창립 62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지속하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해결책이 묘연할 정도로 심각하다며 그같이 진단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전파돼 국가 채무위기로 전이됐고 해결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총재는 “유로존 체제가 현 상태로 유지되든지 아니면 어떠한 새로운 형태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의견수렴이 이뤄지기 전에는 전 세계적 경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총재는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불확실성은 과거보다 확률적으로 줄어든 상태”라며 지나친 비관을 경계했다.

또 김 총재는 “현재의 위기가 미국경제와 유럽경제의 자체적인 성장력 회복 없이 다른 어떤 방안으로 해결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심각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아시아 신흥경제권이 경제위기 해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에 대해 “외국이 얘기한 것을 이해하는 수준이 아니라 외국에게 세계 발전을 위한 우리의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국제사회를 우리가 희망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능력을 배양해야 하며, 한국은행도 이러한 책무에서 벗어나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은의 역할 재정립과 관련, 글로벌 관점이나 중장기적 관점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기적으로 직면한 어려움을 잘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