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구제금융 ‘1일 효과’] 伊 침체 심화… 1분기 GDP -0.8% 성장
입력 2012-06-12 18:55
유로존 국가 중 경제 규모 3위인 이탈리아 경기 침체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위기 체감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분기에 비해 0.8% 축소돼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추세를 이어가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발표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가 스페인의 뒤를 이어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가면서 밀라노의 주식시장은 곤두박질쳤고 채권수익률은 치솟았다.
이탈리아통계청(ISTAT)은 이날 올 1분기 GDP 성장률이 -0.8%였다면서 연간 성장 예상치 역시 당초 -1.3%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마이너스 성장 추세는 3분기 연속 지속된 것으로, 전분기에 비해 -3.5% 성장한 2009년 1분기에 이어 3년 만에 최대치이기도 하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주요인은 소비가 전분기에 비해 0.6% 줄고 투자 역시 3.6%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수입 역시 3.6% 감소하고 수출은 0.6% 줄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이탈리아의 지난 4월 산업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2% 하락했다는 발표도 나왔다. 이탈리아 경제가 이처럼 침체 국면에 빠진 것은 일련의 엄격한 긴축정책과 10%를 넘어서는 실업률 때문으로 지적된다.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마리오 몬티 총리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 역시 높아가고 있다.
경영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탈리아공업총연합(Confindustria)의 조르지오 스퀸지 회장은 성장을 촉진하고 2분기 상황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정부에 촉구해 왔다. 로마 루이스 대학의 주세페 디 타란토 경제학 교수 역시 경제를 비관하면서 기술관료 중심의 몬티 정부가 성장 촉진에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코르라도 파세라 상공장관은 “정부의 긴축정책이 이탈리아를 유럽을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는 국가들의 반열에 올려놓고 있다”고 자평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