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硏 분석, 397세대가 大勢
입력 2012-06-12 19:13
회사원인 30대 후반의 가장 김모 과장은 저녁에 친구들과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기로 했다.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도 그는 기어코 오후 6시 칼퇴근을 한다. 영화시간에 맞추기 위해 극장 옆 편의점에서 ‘추억의 도시락’으로 저녁을 대충 해결하고 스마트폰을 끈 뒤 영화를 본다. 첫사랑과 대학시절 추억에 흠뻑 빠진 김 과장은 내친 김에 친구들과 90년대 댄스음악을 틀어주는 ‘밤과 음악 사이’라는 클럽에 들러 와이셔츠가 젖도록 춤을 춘다. 클럽에서 나와 스마트폰을 켜고 거래처와 직장상사에게 온 이메일에 답변을 한 뒤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한다.
LG경제연구원은 12일 ‘문화와 소비를 주도하는 대한민국 30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사회 중진세력으로 부상한 486세대 뒤를 이어 ‘397세대’가 우리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397세대는 30대이면서 90년대 학번, 70년대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연구원은 30대가 가장 큰 고객으로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영화, 대중음악계 등에서도 90년대 학번의 추억과 향수가 새로운 문화적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 ‘건축학개론’ 등이 흥행하고 있는 것도 문화적 욕구와 감수성이 강한 세대인 30대가 대거 이 영화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패션에서는 편안하고 젊어 보이는 옷을 선호하고, 먹는 일에 돈과 시간을 쓰는 데 관대하며, 즐겁게 소비할 줄 아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30대 인구수는 779만4495명으로 40대(820만478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397세대가 많이 포함되는 35∼39세 인구는 409만9147명이다. 30대 배우자가 있는 가구수는 229만 가구이며 이 중 41%가 맞벌이 가구다.
2010∼2011 통계청 사회조사분석 결과 30대의 가치관은 개방적인 가족관, 일과 삶의 균형 중시, 사회 공동의 책임과 인권에 대한 관심, 비관적 현실주의, 사회 전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요약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격식보다 편안함, 식도락, 가족과의 여가, 소유보다 실용적 거주, 이중적 소비패턴(계획소비 성향이 높은 동시에 충동구매 성향도 높음) 등으로 규정됐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