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지친 그대여 날자! 저 빛을 향해… ‘삶에 지친 그대에게’

입력 2012-06-12 18:03


삶에 지친 그대에게/민진희 지음/아름다운 사람들

폴 사이먼이 1969년에 작사·작곡한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는 이렇게 시작된다.

“당신이 지치고 스스로 초라하다고 느낄 때, 당신의 눈에 눈물이 고일 때, 내가 그 눈물을 말려 드리겠습니다. 나는 당신 편이거든요. 세상의 바람이 차갑고 친구도 없을 때, 고뇌의 강에 걸린 다리처럼 내가 몸을 던져 드리지요(후략).”

시인은 폴 사이먼과 같이 삶에 지친 이 땅의 사람들에게 사랑과 희망, 용기의 가교(架橋)가 되는 시를 썼다. 위로와 그리움, 사랑, 외로움, 생의 한가운데서, 기도 등 6부로 이뤄진 시집 속에는 53편의 따뜻한 시들이 들어 있다. 이 시집 서문 내용이다.

“나의 삶과 영혼으로 쓴 이 시들을 당신께 바칩니다. 사랑이 없으면 세상은 일시에 사막이 되고, 사랑이 있으면 사막에도 꽃이 피고 샘이 넘쳐흐릅니다. 사막의 작은 별 하나가 그대의 모든 슬픔 대신 기쁨의 화관이 되어 주기를, 추운 영혼을 따뜻이 감싸주는 작은 불꽃이 되어 주기를!(…중략) 나는 믿습니다. 피부와 인종은 달라도 인류는 사랑이라는 언어로 통하고 별은 어느 하늘 위에서나 공평하게 빛나듯 세대를 초월하여 우리를 존재케 하는 힘의 근원은 오직 사랑뿐이라는 것을!”

시인 민진희. 1999년 문예사조 시부문 신인상을 받고 등단한 그녀는 그동안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지친 내면을 위로하는 맑은 시를 써왔다. 각박하고 고단한 삶으로 얼룩진 세상을 향해 격려와 용기를 주는 글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독실한 신자인 그녀가 시를 쓰는 이유는 오직 하나. 시를 통해 주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의 사랑과 선하심을 전하기 위함이다. 지친 영혼들이 돌아갈 안식처는 바로 그 이름 예수의 품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시인의 시 속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이 절차탁마된 시어로 표현되고 있다.

“그대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그대는 내 곁에 계십니다./쓸쓸한 가로등 불빛/스러져 가는 낙엽들을 바라보며/문득,/혼자인가 싶을 때에도/불러서 그리운 이름/그대여/그대는 내 곁에 계십니다(후략).”(따스한 이름에게)

이 땅의 지친 영혼들에게 그 주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픈 간절한 마음도 시 속에 들어있다. “그대 영혼이 눈뜨는 시간에/목화 꽃송이의 따스한 온기로/작은 두 손을 내어 밉니다./퍼내어도 퍼내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내 가슴의 우물은 사랑!/마음껏 기대고 쉬었다 가실/갈잎 방석을 깔아놓겠습니다./그대 눈가에 맺힌 이슬 위에/기도로 수놓은 손수건을 올려놓겠습니다(후략).”(삶의 지친 그대에게)

시집에는 모든 시가 영어로 번역이 되어 소개되고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시인협회 회원이자 국내외 내면치유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시인은 “각국 간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진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영시를 함께 수록했다”면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등에게도 전달됐다”고 말했다. 시집 속에는 민 시인이 13편의 시를 직접 낭송한 CD가 첨부되어 있다. 독자들은 시인의 따뜻하고 평안한 목소리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당신이 삶에 지쳐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오늘 잠시 짬을 내어 폴 사이먼과 아트 가펑클이 부른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를 들으면서 시인의 시를 읽어 보시라. 망외(望外)의 평화를 경험할 것이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