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2, 베스트11이 수놓은 축구예술 90분… 스페인-이탈리아 1대1 무승부
입력 2012-06-11 19:21
사실상 조1위 결정전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기는 녹색 그라운드에서 ‘창’과 ‘방패’가 펼친 종합예술 공연이었다. ‘무적함대’ 스페인과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그단스크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2012 C조 1차전 경기에서 쉴 틈 없이 중원을 넘나들며 화려한 개인기와 전술로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90분간 매료시켰다. 이들은 첫 경기에서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1대 1로 비겼다. FIFA 랭킹 부동의 1위인 스페인은 이날 숙적 이탈리아(12위)와 승패를 가리지 못함으로써 역대 전적에서 8승 12무 10패로 열세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유로2008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6번의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스페인에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빗장수비’를 구사해온 이탈리아는 이날은 기존의 4-3-1-2 대신 3-5-2 포메이션으로 중원을 두텁게 해 특유의 ‘점유율 축구’로 상대팀을 허무는 스페인에 맞섰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무리한 이탈리아는 후반 15분 먼저 스페인의 골문을 열었다.
지난해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유벤투스의 우승을 이끈 주역 안드레아 피를로가 스페인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쪽에서 밀어준 패스를 안토니오 디 나탈레가 골로 연결 시켰다. 그러나 이때부터 스페인의 공격이 더욱 거세졌고 만회골이 터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분 후인 후반 18분,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실바에 이은 짧은 패스를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좁은 공간을 헤 짓는 스페인 패싱축구의 전형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스페인은 이후 움직임이 둔해진 이탈리아를 계속해서 몰아붙였지만 추가골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어 벌어진 같은 조 경기에서는 크로아티아가 헤딩으로 두 골을 만들어낸 마리오 만주키치의 활약에 힘입어 아일랜드를 3대 1로 물리쳤다.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아일랜드는 미숙한 경기운영으로 첫 승에 실패하면서 A매치 14경기 연속 무패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