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시설 ‘아름다운 다솔’ 류인남 목사·이영란 사모 “시련 뒤엔 기적 준비하셨을 것”

입력 2012-06-11 18:28

장애인 복지사역에 22년을 헌신하는 동안 그는 비장애인이었다. 장애인이 아니라는 것이 사역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 차라리 장애인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3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후 그는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보행이 불편해진 그는 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로 사회성이 위축됐다. 경기도 파주 장애인생활시설 ‘아름다운 다솔’ 류인남(63) 목사의 이야기다.

류 목사는 신학대학교 음대를 졸업한 뒤 30명으로 선교합창단을 조직했다. 지휘자로 그 합창단을 이끌었고 피아니스트인 아내 이영란(58) 사모가 조력했다. 합창단은 전국을 다니면서 보육원, 양로원, 교도소, 군대, 청소년 선교를 주로 했다. 우연히 장애인시설에 설교하러 갔던 류 목사는 이를 계기로 복지사역에 헌신하게 됐다.

1987년 10월 지체장애인 선교와 자활·자립교육을 위해 신앙공동체인 다솔선교회를 창립한 그는 외부지원 없이 음악학원을 운영하며 자비량으로 공동체를 이끌어왔다.

“1차 목적이 선교였기 때문에 이들에게 신앙을 심어줘서 신앙적 자활을 시키는 것이 최우선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교육을 통해 정신적 자활, 직업적 자활도 시켜 내보내려 했습니다.”

다솔에서 직업훈련을 받은 수백 명의 지체장애인들은 결혼과 취업으로 자립해 나갔다. 입소문이 나 지적장애인들이 들어오면서 이 공간은 지적장애인시설로 바뀌었다. 이들은 자활이 어려워 17∼24년을 같이 생활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 때는 정부가 개인복지시설을 제도권으로 들어오도록 강권, 무리해 빚을 얻어 건물을 지었다.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에 비해 정부의 지원은 미미해 결국 건물이 경매로 넘어갔다. 당장 건물을 비워줘야 하는 처지인데 갈 곳이 없다.

“사회적으로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제 개인 돈도 건강도 소진상태입니다. 기도와 물질 후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류 목사는 하나님이 또 다른 기적을 준비하고 계실 것이라 믿으며 장애인 선교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031-948-8291).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