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원확인 어려워 DNA 검사키로… 페루 헬기참사 사망자 이송, 유가족과 상의해 결정

입력 2012-06-11 18:57


페루에서 한국인 8명을 태우고 지난 6일 실종됐다 발견된 헬리콥터 잔해 부근에서 탑승자 14명의 시신이 모두 발견됐다.

외교통상부는 11일 브리핑을 통해 “페루 육상구조대가 사고 헬기 잔해 발견 지역에서 시신을 모두 수습해 인근 도시 오콘가테를 거쳐 쿠스코의 시신안치소로 옮겼다”면서 “신원확인이 끝나는 대로 수도 리마로 옮겨 후속 절차를 밟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페루 당국은 10일(현지시간) 산악구조 전문인력 20명과 경찰, 군인 등 50여명을 투입해 13구를 수습한 뒤 2∼3시간 더 수색작업을 벌여 나머지 1명의 시신을 찾아냈다.

희생자 가운데 한국인 1명을 포함한 4명의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치소는 내내 침통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스코 안치소에는 주 페루 한국대사관과 희생자들이 소속된 기업체의 종합상황실이 설치돼 있다. 페루 당국은 이곳에서 법의학자가 참가한 가운데 1차 신원 확인작업을 실시하고 정확하게 신원을 알 수 없는 경우 현지에 도착할 예정인 희생자 가족들과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판별할 방침이다

그러나 신원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부 훼손된 시신도 있어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분증, 법의학자의 정밀 소견 등이 필요해 시간이 많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참사로 한국인 직원 3명을 잃은 삼성물산은 항공편을 이용해 유족과 회사 임원을 페루 현지에 입국토록 했으며 나머지 업체 3곳의 희생자 유족들도 곧 쿠스코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미겔 페르난도 나바레테 로하스 페루 쿠스코 주 경찰청장 직무대리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헬기 조종사는 고도를 높이다가 구름 속에 가린 암벽을 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암벽에 그대로 충돌했으며 암벽 상단에 남아 있는 검은 자국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페루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최현수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