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 ‘통일, 준비되었습니까?’… “교회와 사회 건강하게 만들 때 복음적 통일 선물하셔”

입력 2012-06-11 10:28


11일 정오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7층 강당. 중견목회자 연합체인 미래목회포럼(대표 정성진 목사)이 출범 9주년을 맞아 연 17차 정기포럼 참석자들이 포럼 도중 갑자기 합심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주님, 우리가 통일을 위해 기도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한 죄를 용서하소서. 한국교회는 이제 통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복음적 통일 시대를 준비하며, 그 길을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이 먼저 나서고자 합니다.”

기도는 한참이나 계속됐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3대 세습과 6자회담의 난관, 내부적인 이념갈등 등 한반도 상황이 어렵다는 북한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교회가 통일의 꿈을 민족에게 제시하고 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다짐을 새롭게 했다.

‘교회가 꿈꾸는 통일, 준비되었습니까?’란 주제의 이날 포럼 첫 강사로 나선 허문영(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통일 문제를 단숨에 풀 길은 없다”면서도 “주님 안에서 진실함과 꾸준함만이 그 해법이다. 통일보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자”(마 6:33)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하나님 나라 시각에서 우리 교회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허 소장은 “예레미야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회개하지 않았던 유다는 결국 망하고 말았다”며 “그러나 우리가 회개하고 돌이겨 건강한 교회와 사회를 만들어 나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선물로 복음적 평화통일을 선물로 주실 것”이라고 했다.

제성호(중앙대) 교수는 “모든 세상사는 ‘관심’ 혹은 ‘동기 유발’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최악 중의 최악’인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한국교회가 통일준비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기다리는 통일’에서 ‘만들어가는 통일’로 통일담론을 전환할 것 △통일비용과 부담을 너무 걱정하지 말고 통일이 가져올 편익과 수혜를 함께 볼 것 △이런 점을 감안해 지금부터 통일준비를 의제로 만들고 실질적인 통일준비를 하나씩 해 나가야한다 를 꼽았다.

제 교수는 이날 정부에 종합적인 북한 인권개선 전략과 장·단기 정책 로드맵을 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럴 때 북한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게 되고, 나아가 모든 한민족 성원들이 자유복지·인간존엄성을 누리는 통일의 날이 속히 찾아 올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주도홍(기독교통일학회장·백석대) 교수는 “한국교회는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가져오기를 망설여서는 안 된다”면서 “남북이 하나되는 그 길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분단을 가져 왔던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복음의 지혜가 최상의 지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십시일반으로 마음을 합쳐 ‘통일비전센터’(가칭)를 세우라고 조언했다. 주 교수는 “이제 한국교회는 주먹구구식으로 통일을 말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정부대로 전문적으로 통일을 준비하되, 교회는 성경적 원리에 서서 분단이 무엇을 의미하며 통일이 무엇을 말하는 지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