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룰 갈등 고조] 밀어붙이는 親朴… 非朴 배수진에도 경선관리위 출범 강행
입력 2012-06-11 18:41
새누리당이 11일 대선후보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친이명박계 심재철 최고위원이 경선관리위 구성 참여를 거부했고, 비박 주자들도 경선 불참을 시사하고 있어 출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출범부터 삐걱=새누리당은 전북 전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관리위 인선안을 의결했다. 경선관리위는 국회의장 출신인 김수한 위원장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12명은 인선이 확정됐으나, 심 최고위원이 추천한 1명은 유보됐다. 심 최고위원은 당의 일방통행식 경선관리위 구성에 대한 불만과 비박 주자들의 의견수렴 미흡을 이유로 스스로 유보시켰다. 경선관리위 출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김영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유보된 1명은 황우여 대표에게 위임해 채우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재오, 김문수, 정몽준 등 예비 주자들의 경선 관련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 의견수렴 창구의 형태·방법·규모 등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확정된 경선관리위원 12명은 장윤석 여상규 신성범 함진규 의원과 조갑진 인천 계양갑 당협위원장, 손숙미 전 의원, 유병곤 전 국회 사무처장, 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대표, 김진태 ㈔맑은물되찾기연합회 사무총장, 이정재 한국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곽진영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이다.
◇밀어붙이는 친박계=대선후보 등록까지는 아직 20일 이상의 시일이 남아있기는 하다. 현재까지 친박계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수용 불가,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이라는 원칙을 바꿀 생각이 없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비박 주자들의 경선 룰 변경 요구에 “후보자들이 각자 유리한 방식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예사로 생각할 수는 없다”며 “경선 룰은 정해진 대로 하는 것이 옳다”고 못 박았다. 다만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는 의총 같은 데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일단 여지를 남겨놓았다. 하지만 의총 등에서 논의한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기간에 개정을 완료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공개 논의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공개토론을 해보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당헌상 8월 20일까지 후보를 뽑도록 돼 있는데 지금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게 가능하겠는가”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당 후보를 뽑는 것은 정당에 소속된 사람만이 뽑는 게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룰”이라며 “여러 전제조건이 준비돼야 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1년여 전에 논의돼 제도적 틀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선거인단을 지금의 20만명에서 50만명으로 확대하고, 순회경선제 등을 도입하면 국민 참여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절충안으로 검토해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는 일단 의총이나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비박 주자들을 설득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