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엉터리 영어’ 편지 4억8000만원 낙찰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엉터리 영어’로 작성한 편지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퐁텐블로에서 경매에 부쳐져 32만5000유로(4억8000만원)에 낙찰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경매 업체 오세나트(Osenat)에 따르면 나폴레옹의 영문 편지는 총 세 통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편지는 그중 하나로 나폴레옹이 1816년 3월 9일 작성해 영어 선생이었던 라스카즈 백작에게 보낸 것이다. 당초 이 편지의 낙찰가는 6만∼8만 유로로 예상됐다. 그러나 영국을 “장사꾼들의 나라”로 묘사하는 등 영국을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나폴레옹이 말년에 영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 편지에 드러나 있어 낙찰가가 예상가격의 5배로 뛰어올랐다. 나폴레옹은 ‘enough(충분한)’를 ‘enow’로, ‘bunk(침대)’를 ‘bonk’로 잘못 쓰는 등 실수를 연발해 편지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해독 작업’이 필요하다.

편지를 쓸 당시 나폴레옹은 1815년 6월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에 패배한 뒤 대서양 남부의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유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라스카즈 백작은 그의 저서 ‘세인트 헬레나의 회상(Memorial of Saint Helena)’에서 나폴레옹이 간수들의 언어인 영어를 몇 주 동안 배운 뒤 자신에게 영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