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친박 vs 친노’ 예측불허 맞대결 가능성

입력 2012-06-11 19:05

12월 대통령 선거가 친박(친박근혜) 대 친노(친노무현)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이 일찌감치 친박계인 황우여 대표-이한구 원내대표로 지도부를 구성한 데 이어, 민주통합당이 친노 좌장격인 이해찬 대표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재 논란 중인 완전국민경선제를 친박 측이 수용한다 하더라도 비박(非朴) 주자 중에서 대선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박빙의 경선을 치렀기 때문에 본선에서 일사불란한 진용을 구축하지 못했다. 대선 캠프가 친이(親李)계 중심으로 꾸려짐에 따라 친박계 인사들은 대선전을 적극적으로 도울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상대 후보가 약해 총력전을 펼치지 않아도 된다는 느긋함도 작용했다. 하지만 이번에 박 전 위원장이 후보가 될 경우 새누리당에선 총력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도부가 사실상 친박 일색이고, 당내 친이 세력이 미미한 데다 상대방에서 5년 전보다는 훨씬 경쟁력이 큰 후보가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선 후보 경선에서부터 친노 영향력이 강하게 발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에 대한 역풍이 거셌음에도 이해찬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것은 친노 세력이 건재함을 말해준다. 후보 경선은 친노 핵심인 문재인 상임고문, 범 친노에 속하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정세균 상임고문, 비노(非盧)인 손학규 상임고문 중심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당심(黨心)에선 문, 손 고문과 김 지사가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으나 국민 지지율에선 문 고문이 월등히 앞서 있다. 친노 세력이 어느 쪽으로, 얼마나 표를 몰아주느냐에 따라 후보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후보가 된다고 해서 바로 본선에 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2차 경선이 이뤄질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 대표는 “빨리 당내 경선을 마무리하고 밖의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안 원장의 야권 단일후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안 원장이 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 안팎의 친노 세력은 똘똘 뭉쳐 안 원장을 지지할 것은 불문가지다.

친박과 친노가 맞붙을 경우 어느 쪽이 이길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박 전 위원장 측은 민주당 후보보다 안 원장을 더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후보가 나설 경우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이 갈라져 웬만하면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2007년 대선과 지난 4월 총선에서 이겼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의 경우 중도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예측불허라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쇄신을 통해 야권연대에 합류할지 여부도 막판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