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룰 갈등 고조] 지도부 때리는 非朴… 李 “황우여, 朴캠프로 가라”-金 “친박 오만해졌다”
입력 2012-06-11 18:41
새누리당이 11일 대선후보 경선관리위를 출범시키자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비박 주자 측이 경선 절차의 모든 것을 총괄하는 황우여 대표의 공정성을 쟁점화하고 나서 당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긴급 모임을 갖고 친박계가 독단적으로 당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공동 대응키로 했다. 비박 주자들은 경선 거부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어 양측 갈등은 점점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재오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만하고 독선적인 발상으로 경선관리를 하겠다면 황 대표는 대표직을 내놓고 특정인 캠프에 가서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게 맞다”며 황 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또 “세 (비박) 후보가 경선에 불참한다는 것은 바로 경선 후유증을 낳고, 그것은 본선에 가서 큰 타격이 온다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며 지도부의 경선관리위 구성 강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4·11 총선 결과에 도취해 오만해졌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대선이라는 큰 파도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박 전 위원장에게 압박성 공개 질문을 했다. 그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 룰을 바꾸지 않을 경우 다른 세 후보들이 경선 불참을 선언했는데 이 경우에도 경선을 진행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선 룰에 대한 절대 변경불가 원칙을 계속 갖고 있는가” “경선 룰이 당규라서 못 바꾼다면 지난 총선 전 당헌·당규를 전면 개정한 것과는 모순되는 게 아닌가”고 물었다. 임 전 실장은 김수한 경선관리위원장 등 당 원로와 중진들을 만나 ‘경선 룰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당이 하나가 돼 경선을 치러야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키로 했다.
정몽준 전 대표 측 안효대 의원과 이 의원 측 김해진 전 특임차관, 김 지사 측 차명진 전 의원 등 비박 3인방의 대리인들은 경선관리위 구성이 확정되자 1시간30분 동안 회동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의 경선관리위 구성이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강행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은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이들은 전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의 사전 합의로 경선 룰을 결정한 뒤 후보 등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비박 주자 측은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박 전 위원장 측을 압박해 나기기로 했다. 이들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경선 룰 협상을 위한 경선 비대위 또는 제3의 기구 구성을 거듭 요구할 방침이다.
안 의원은 “(경선관리위 구성은) 우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다. 이제 막다른 골목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