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AEA 고리원전 1호기 양호하다지만

입력 2012-06-11 18:37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1일 잦은 고장과 정전사고 은폐 등으로 연장 가동이 불투명했던 고리1호기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IAEA 전문가 안전점검단이 운전, 정비, 운전경험 등 4개 분야를 지난 4일부터 8일 동안 집중 조사한 결과다. 때 이른 무더위로 전력난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고무된 표정이지만 지역 주민들과 반핵단체는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고리1호기의 발전 능력은 58만7000㎾로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올해 최대 전력 수요가 7700만㎾로 예상돼 예비력이 150만㎾에 불과한 형편이다. 따라서 고리1호기 가동여부가 정부와 전력당국으로선 초미의 관심사였다. 고리 1호기가 운행될 경우 비상상황인 경계(예비력 100만∼200만㎾)에서 벗어나 그나마 안정적인 주의(예비력 200만∼300만㎾) 수준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민들과 반핵단체의 IAEA 안전점검 결과 불신이 강해 고리1호기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고리원전 인근 부산 울산 양산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수명이 오래된 고리1호기 폐쇄를 줄기차게 요구해오고 있다. 고리1호기를 재가동할 경우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사태는 관계당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으름장도 놓고 있다.

주민들의 이런 불만은 정부와 전력당국이 자초한 측면이 많다. 정부는 전력수요예측과 공급관리를 못한 책임은 외면한 채 고리1호기 재가동 분위기만 띄운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수원도 일본 원전 사태 이후 말로만 안전을 강조하고 실제로는 사고를 은폐하는 등 이런저런 구설에 올랐다. IAEA도 핵 산업계를 대변하는 입장이라 안전과는 거리감이 있다.

반핵단체의 염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로서는 원전이 국가전략산업이란 점을 간과할 수도 없다. 따라서 정부와 한수원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를 점검단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포함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기관에 안전성을 다시 한번 의뢰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