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 조선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당뇨병 환자, 고혈압 관리 소홀은 불에 기름 붓는격”

입력 2012-06-11 17:39


“당뇨병이요? 사람들은 병을 쉽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대충 약 먹고 관리하면 되겠지 하는데 당뇨병은 안 그래요. 자칫 소홀했다간 저 세상 가는 것은 순식간이에요. 당뇨병은 혈관질환이기 때문에 합병증이 무서워요. 한 번 걸렸다하면 온 몸 곳곳에 퍼져 문제를 일으키죠.”

김상용 조선대병원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대혈관·미세혈관 질환에 속하는 당뇨병은 고혈당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며 “자칫 관리에 소홀했다간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합병증에 노출되기 쉽다”고 경고했다.

당뇨병은 혈중에 고농도의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돼 많이 먹더라도 오히려 체중은 감소하는 질병으로 다수의 환자들은 당뇨병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내다가 위급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고혈압을 관리하지 않을 경우 모든 합병증의 발생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병인(病因)적인 면에서 ‘인슐린저항성’이라는 같은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인슐린저항성이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인슐린저항성을 일으키는 인자로는 비만, 운동부족, 노령화, 유전요인 등 다양한데 인슐린저항성이 발생하게 되면 혈당의 증가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당뇨병과 고혈압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위험인자가 된다. 때문에 당뇨병이 있는 경우 고혈압의 발생이 2∼3배 증가하고 고혈압이 있는 경우 역시 당뇨병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김 교수는 “만약 당뇨병 환자가 고혈압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불타는 장작더미에 기름을 끼얹는 것과 같다”며 “당뇨병 관리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고혈당 합병증을 방지하는 것으로 자칫 관리에 소홀했다간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합병증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항상 관심을 갖고 혈압을 체크해야 하며 고혈압 예방을 위해 적절한 생활습관의 변화가 요구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경우 체중을 평소 체중의 10% 정도 감량하는 것이 좋고, 담배를 피울 경우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식사 시 섭취하는 소금의 양은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식사 중 소금 섭취를 줄여 평소보다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칼륨이 많이 함유된 사과, 호박, 감자, 무 등의 섭취도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의 경우 모두 콜레스테롤 대사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 고기내장, 가공식품, 소시지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며 “특히 일주일에 5회 이상, 30분 이상의 운동은 인슐린저항성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뇨병 환자는 고혈압 예방관리를 위해 반드시 ‘단백뇨’ 발생 유무를 체크해야 한다. 단백뇨는 신장의 손상을 말해주는 조기 지표가 되는 것은 물론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단백뇨를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해 당뇨병 환자의 혈압은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서보다 더 철저하게 조절해야 한다”면서 “수축기혈압 130, 이완기 혈압 80 이하로 조절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규봉 쿠키건강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