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침묵의 살인자’ 심혈관질환, 짜게먹는 식습관 바꾸면 예방 가능

입력 2012-06-11 17:45


우리나라 40대 이상의 중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병이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만성질환이 늘면서 심혈관계질환 발병률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심혈관계질환은 뇌졸중, 심부전증, 심근경색 등을 총칭해 부르는 순환혈관계 질환이다. 일차적으로 혈관 내에 피가 끈적끈적하게 뭉친 혈전이 생성돼 혈관을 막거나 피가 잘 흐르지 못하는 상태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혈전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돌연사의 주원인인 심혈관계질환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잘못된 식습관, 가족력, 음주, 흡연,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환경적인 영향을 고루 받아 발생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랫동안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통증을 느끼거나 쓰러졌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인자로는 고혈압과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 비만, 가족력 등이 있다. 그 중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한국인에게는 고혈압이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소금 섭취는 혈액 속 나트륨 농도를 높이고 이에 따른 삼투압 현상으로 혈액량이 증가하면서 고혈압을 발생시킨다.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8년 4553㎎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량인 2000㎎을 훌쩍 넘는다.

다행히 이러한 위험인자는 자신의 의지로 통제가 가능하다. 금주, 금연, 정기적인 운동, 체중감량, 싱겁게 먹기, 스트레스 해소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 한국인에게 문제가 되는 나트륨의 주요 공급원인 김치, 간장, 된장, 찌게 같은 음식들의 조리법을 바꾸거나 염분을 줄여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식사를 하고 특히 고혈압환자는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을 피하려면 건강혈압(수축기120/확장기80㎜Hg 이하)을 유지하는 게 필수다. 피할 수 없는 가족력, 고령 탓에 고혈압(140/90㎜Hg 이상)으로 진단받았다 해도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생활요법을 잘 지키면 건강혈압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사람들은 특별한 이상신호를 느끼지 않는 이상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대개 치료를 하면 통증이나 상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평소 관리가 최선의 치료다. 특히 중년들에게는 만성질환의 예방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다. 자신에게 어떠한 위험인자가 있는지를 잘 살피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수형 대한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