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수도서 12시간 시가전… 정부군·반정부군 최대 규모 교전

입력 2012-06-10 22:22

시리아의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9일(현지시간) 새벽까지 치열한 시가전을 벌였다고 AP,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시리아 반정부군은 8일 낮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정부군과 최대 규모의 교전을 벌였다. 유엔 감시단에 따르면 반정부군은 로켓추진수류탄으로 현지 발전소를 공격해 일부 손상을 입혔으며 6대의 버스가 전소됐다.

정부군은 다마스쿠스 인근 카분 지역에 최소한 3발의 탱크 포격을 가해 9일 오전 1시30분쯤까지 12시간가량 격렬한 시가전이 촉발됐다고 현지 주민 등이 전했다.

이날 교전은 정부군이 카분과 바르제흐 지역에서 반정부 집회에 공격을 가하고 이에 반군들이 응사하면서 시작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정부군이 남부의 다라 시(市)와 연안지역인 라타키아에서 포격과 교전을 벌여 최소한 민간인 83명을 살해했다고 전했다. 교전 과정에서 정부군은 28명이 사망했다.

다마스쿠스가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후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교전은 극적 반전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평가된다. 시리아 정부군은 다마스쿠스와 시리아 최대 도시인 북부의 알레포를 강력히 장악해왔다.

이번 교전은 그동안 권력 공백에 따른 불안정과 혼란을 우려해 반정부 봉기에 거리를 둬왔던 다마스쿠스의 수니파 시민들이 자신들의 안전과 목숨까지 걸고 저항군을 보호해줬다는 점에서 뿌리 깊은 대정부 반감을 방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시리아 반군들의 무장은 아랍 걸프만 국가들의 지원으로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유시리아군(FSA)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지원한 자금으로 소총, 대전차 미사일 등의 무기를 사들여 확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지난주 있었던 전투에서 반정부군에 의해 적어도 20여대의 탱크와 병력 호송 장갑차가 불에 탔다.

다만 WP는 현재 시리아 반군이 자금과 무기 지원을 받고 있지만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몰아냈던 민병대처럼 강력한 민병대가 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외교관들은 시리아에 대한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신속히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군사 개입을 허가하려는 유엔 안보리의 시도를 반대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9일 시리아에 대한 방공무기 공급 계약을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