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긴축’ 조건없는 구제금융… 유로존 재무장관들, 최대 1000억 유로 은행에 직접 지원
입력 2012-06-10 19:09
세계 12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4위 경제국인 스페인이 은행 유동성 위기로 유로존 국가 가운데 4번째로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9일(현지시간) 콘퍼런스 콜을 갖고 은행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에 최대 1000억 유로(146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AP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은 성명서에서 “이 같은 지원금액은 (스페인 은행들이 필요한) 자본을 확충하고 추가적인 안전망을 갖추는 데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도 기자회견을 열어 “구제 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지원액은 스페인 정부가 아니라 (위기에 빠진) 은행들에 직접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종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에) 따라 붙던 추가 긴축정책 등의 조건이 없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귄도스 장관은 “최종적인 지원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스페인 은행 부문에 대한 외부 독립 기관의 실사 결과가 나온 뒤 구체적인 금액을 확정해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기관 최종 실사 결과는 6월 21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스페인의 구제금융은 2010년 5월 그리스가 첫 구제금융을 받은 이래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4번째다. 그동안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나서 유로존 재정 위기 전염 차단을 위해 나섰지만 이번에는 IMF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은 이번 조치가 유로존이 통화통합체에서 나아가 재정통합체로 진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을 표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