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목 4인이 밝힌 종자연과 미션스쿨 교육 현실… “종교교육 막아 기독학교 씨를 말리려고 해”

입력 2012-06-10 18:51


교육현장에서 활동하는 교목들은 종자연이 대광고 사태에 직접 개입하고, 학내 종교교육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계속하는 상황에 큰 우려와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불교단체의 공격을 적극 막아내고 사회적으로 평준화 교육시스템의 맹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교목 4명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미션스쿨의 현장 실태를 알아본다.

김용관 교목 (서울 오산고)

원광호 교목(서울 대성고)

우수호 교목 (서울 대광고)

김종화 교목 (서울 명지고)

-강의석씨가 제기한 대광고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갖고 있는 의미는.

△우수호=잘 알다시피 대광고는 고 한경직 목사님이 설립하신 명문 기독사학이다. 그동안 길자연 하용조 이영훈 이수영 김창근 목사님 등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대거 배출됐다. 이 사건으로 학교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다. 강의석씨가 대광고와 서울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대법원 판결은 학내 신앙교육을 제한하는 교육청 지침의 직·간접적 근거가 됐다. 당시 강의석씨를 옹호하기 위해 종자연이 앞장섰다. 저쪽은 변호사만 45명이었고 법무법인 18개가 달라붙었다. 우리 쪽은 법무법인 로고스밖에 없었다.

△김용관=대광고 사태를 주도한 곳은 불교단체인 종자연이다. 기독교 사립학교의 종교문제에 불교단체가 소송을 주도하고 기독교 학교를 압박한 것이다. 사실 이 사건은 불교와 기독교간 종교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대광고는 한국교회 지원 없이 고독한 싸움을 벌였다.

△김종화=이 사건으로 학원선교가 상당히 위축됐다. 선교사들과 신앙선배들이 생명을 다해 병원과 학교선교의 기반을 마련해 놨는데 불교계가 신앙교육 문제로 치고 들어와 ‘제로상태’로 만들려 했던 것 같다. 또 누군가 아이들을 선동해 한국교회에 대한 이상한 감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법원 판결 이후 학교분위기는.

△원광호=학생들이 “학교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면서 쉽게 말을 꺼낸다. 하지만 종교교육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모든 관심이 대학 입시에 있기 때문이다. 강의석씨가 문제제기하기 전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다. 절대 다수 학생은 학교편이다. 종자연과 같은 단체가 한국교회와 미션스쿨을 이상한 단체로 몰아가고 있다. 사회가 이 문제를 침소봉대하고 있다.

△우수호=2011년 자립형 학교로 전환됐는데도 교육청은 과거의 기준을 똑같이 요구하고 있다. 요지는 채플이나 종교교육 시간에 대체과목을 개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장의 상황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1∼2명 학생을 위해 교사를 채용하고 반배치를 따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김용관=지금 서울시교육청에선 기독교 학교를 압박해 예배를 드리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종자연이 제기한 학내 종교자유 침해사례와 서울시교육청의 ‘종교관련 장학지도 계획’이 일치했다는 것이다. 종자연이 막강한 인적·물적·법적 기반을 바탕으로 서울시교육청을 압박해 미션스쿨을 관리·감독 하도록 몰아세우고 있다.

-사회는 학생들의 종교자유를 보호하자고 한다.

△우수호=국가는 평준화를 명목으로 기독 사립학교에 학생을 강제로 배정했다. 이 상황에서 학교가 추구하는 건학이념, 신앙교육은 무시된 채 학생 인권만 논의된다. 이것은 마치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서 고장 난 신호등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와 같다. 빨간불과 파란불이 마구 섞이면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경찰이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 잘못으로만 몰아붙였다고 생각해보라. 즉 국가는 사건이 발생할 구조를 만들어놓고 학생 인권을 보호하라며 학교 탓을 하고 있다. 신호체계는 바꾸지 않고 말이다.

-종교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불교계가 시민단체를 가장한 종자연을 앞세워 기독교를 공격했다.

△김용관=종교의 주요 기능은 사회통합에 있다. 서로의 종교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불교단체인 종자연은 악의적으로 기독교를 공격하고 그걸 사회적으로 이슈화시켰다. 이런 종자연이 인권위의 학내 종교자유 연구 용역기관으로 선정됐다. 공정성과 객관성도 없는 단체에 연구용역을 준 것이다. 당연히 막아야 한다. 종자연의 과거 행적을 봤을 때 앞으론 불교정책종교자유연구원으로 부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수호=한국교회가 너무 안일하다. 성명서 하나 내는 것으로 자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상대는 변호사까지 고용해 치밀한 법적 준비를 하고 있다. 종자연의 다음 목적이 무엇인줄 알고나 있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회연합은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김용관=지금 기독교학교는 존립 위기에 처해 있다. 종자연의 목적은 기독교 학교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다. 각 교단은 물론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긴급히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선교사와 한국교회가 세운 기독교 사학을 지켜야 한다. 매년 5만 명이 미션스쿨에서 배출된다. 누군가 민족복음화의 황금어장인 기독교 학교의 씨를 말리려 한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